[IB토마토]HS효성첨단소재, 실적 반등에도 커지는 차입 부담…재무 개선 필요

잇단 투자에 유동성 압박…재무 부담 '심화'
타이어 스틸코드 매각으로 부채 털고 미래 투자 관심

입력 : 2025-04-18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6일 11:3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HS효성첨단소재(298050)가 지난해 실적 개선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로 인한 차입부담이 가중되면서 재무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주력 사업인 타이어 스틸코드 부문 매각이 재무구조 개선 돌파구로 주목되는 가운데, 향후 투자 기조에도 변화가 생길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 스틸코드. (사진=HS효성첨단소재)
 
대규모 투자 지속에 단기성부채 1.5조원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매출 3조3112억원, 영업이익 219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매출 3조2023억원, 영업이익 1741억원) 대비 각각 3.4%, 2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증가 주요인은 산업자재 부문 중 타이어보강재(타이어코드·스틸코드·비드와이어) 판매 증가다. 해당 부문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핵심사업으로, 특히 글로벌 타이어 수요 회복에 따라 타이어코드 판매가 확대되며 실적을 견인했다.
 
그러나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자금 집행이 지속되면서 재무건전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2516억원, 2023년 350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3883억원까지 증가했다. 이는 베트남 광남 공장의 탄소섬유 생산라인 확장과 타이어코드 생산설비 증설, 차세대 소재 개발 등을 위한 집중적인 설비투자에 따른 것이다.
 
특히 타이어보강재 중 타이어코드 부문은 베트남 정부로부터 세제 혜택과 다양한 정책 지원을 약속받으며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 중이다. 
 
 HS효성첨단소재는 2018년 설립한 베트남 광남 법인의 증설 투자를 2022년 8월부터 이달까지 1억4000만 달러를 투입해 타이어코드 생산설비를 확장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9500만 달러의 투자금이 집행됐으며 올해 들어 4500만 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 기조는 단기성부채 급증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기준 단기차입금만 1조4327억원에 달하며, 여기에 기타 금융부채 29억원, 기타 유동부채 82억원까지 포함할 경우 총 단기성부채는 1조4500억원을 넘어선다.
 
차입 규모가 커지며 지난해 이자비용도 902억원으로 전년(827억원) 대비 9.1% 증가해 재무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반면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96억원, 기타 금융자산 134억원, 기타 유동자산이 300억원에 불과해 부채 상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구조다. 
 
 
 
타이어 스틸코드 매각재무개선 '분수령' 될까
 
이러한 가운데 HS효성첨단소재가 추진 중인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부 매각은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 카드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등 10여 곳이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며, 이 중 스틱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베인캐피탈 등 5곳이 숏리스트에 올라 본실사에 돌입했다.
 
업계는 해당 사업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14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하며, 매각가는 1.5조원에서 최대 2조원까지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고율 관세 정책은 이번 매각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주력 생산기지가 베트남에 있는 HS효성첨단소재는 대미 수출 시 25%의 관세만 적용되지만, 중국 업체들은 170% 이상 고율의 관세가 예상돼 상대적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스틸코드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향후 전기차,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래 산업 대응을 위한 신사업 투자에 활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말 세계 2위 배터리 소재 업체 유미코아에 450억원 규모를 사모사채 방식으로 투자했다.
 
사모사채는 발행 기업(유미코아)이 특정 기업(HS효성첨단소재)에 채권을 매각하는 방식이란 점에서 두 회사가 사실상 협력관계를 맺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HS효성첨단소재가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검토하기 위해 투자했다”라고 밝힌 것도 이런 분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또 탄소섬유 부문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법인 HS효성비나코어에 533억원을 투자해 올해 생산량을 5000톤까지 확대하고, 국내 전주공장에도 2028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연 2만4000톤 규모의 CAPA룰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타이어 스틸코드 매각을 통해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말 기준 230%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미래 신사업에 대한 투자여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현금흐름 악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추가 투자에 대한 ‘속도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HS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난해를 기점으로 탄소 투자 등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 돼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될 예정”이라며 “유동성 역시 상환 부담이 없는 매출채권매각차입이 단기차입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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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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