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이 재점화하는 양상입니다. 거대언어모델(LLM), 소형언어모델(SLM)에 이어 최근엔 이미지 생성 기능, 추론 모델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고도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기술 주도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최신 AI모델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습니다.
오픈AI는 16일(현지시간) 이미지 인식 능력을 확보한 추론 특화 AI모델 'o3'와 경량화 모델 'o4'를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추론 모델은 챗GPT에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데요. 유료 구독자에게 우선 제공됩니다.
추론 특화 모델은 학습하지 않은 문제가 주어지더라도 이미 알고 있는 것에 기반해 스스로 답을 찾아 나가는 AI모델입니다. 자신이 낸 답이 맞는지 직접 검증하고 틀렸을 경우에는 다시 정답을 찾는 과정을 거칩니다. 특히 이미지를 보고 생각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했습니다. 화이트보드, 그림, 도표 등 다양한 이미지를 AI가 분석할 수 있습니다. 직접 이미지를 확대하거나 회전시키면서 분석하기 때문에 화질이 낮거나 흐릿한 이미지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오픈AI의 설명입니다.
당초 오픈AI는 다음달 GPT5 출시 전까지 별도의 추론형 모델을 내놓지 않을 방침이었지만, 경쟁사의 새 AI모델 출시가 잇따르면서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다만 이번 출시를 마지막으로 별도의 추론형 모델은 따로 내지 않을 전망인데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두 모델은 GPT5 출시 전 마지막 독립형 추론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픈AI 특화 AI모델 o3. (사진=오픈AI)
구글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연례 기술 콘퍼런스를 열고 '제미나이 2.5'의 보급형 버전인 '제미나이 2.5 플래시'를 공개했습니다. 추론에 특화된 이 모델은 실시간 요약과 문서 탐색에 강점이 있습니다. 질문의 복잡 정도에 따라 추론 수준 조정도 가능합니다. 사실 확인이 필요한 질문에는 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간단한 요청에는 더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한 답변을 내놓는 식입니다. 기조연설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2.5 플래시는 낮은 지연성과 높은 효율성을 지닌 모델로 이 모델을 사용하면 모델의 추론 정도를 제어하고, 예산과 성능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최신 AI 기술을 제품과 플랫폼에 모두 적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MS도 추론 모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MS365 코파일럿'에 추론 모델을 적용한 리서치, 애널리스트를 최근 공개했는데요. 오픈AI의 o3 추론 연구 모델과 코파일럿을 조합해 심층 검색 기능을 통합한 제품입니다. 사람처럼 생각하고, 나아가 이용자가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을 제안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데요. 가령 시장 데이터 조사를 요청하면, 워드·엑셀·이메일 등 회사 내부 데이터와 외부 자료를 활용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작성한 보고서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데이터 출처도 제시해 정확도를 높이고 환각 현상을 최소화했습니다.
AI 모델이 추론으로 영역 확장에 나서면서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더 확대될 전망입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 연구소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2022년 400억달러에서 매년 42%씩 성장해 2032년 1조30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