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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15일 17:4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메리츠캐피탈이 해외 대체투자부터 국내 홈플러스 대출까지 재무적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해외 대체투자는 북미와 유럽 지역 내 부동산 관련 금융으로 지난해 특히 부진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국내 기업금융인 홈플러스 대출 건은 자산건전성 분류가 하향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미·유럽 오피스 대체투자 건에서 평가손실 누적
15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캐피탈은 지난해 말 기준 해외 대체투자 규모가 약 7000억원이다. 총자산(8조9717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8% 정도다. 캐피탈사 중에서는 해외 대체투자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한다.
대체투자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부동산금융이다. 기초물건 구성이 부동산 개발·운용(27.5%)과 부동산 담보대출채권(55.2%) 등으로 이뤄져 부동산 관련 투자 비중이 약 82.7%에 달한다. 투자 지역은 북미가 66.9%로 비중이 가장 높고 유럽이 19.2%, 아시아가 13.2%로 나타난다.
(사진=메리츠금융)
글로벌 부동산 경기가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메리츠캐피탈의 대체투자 자산 평가손실 금액도 커졌다. 지난해 관계기업에 대한 지분법 손상차손으로 전년도 대비 460억원 늘어난 589억원을 인식했다. 손상차손이란 투자금융 자산의 시장가치 하락 등으로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 대비 현저하게 미달하는 경우 차액을 손실 처리하는 회계상 작업을 말한다. 당기순이익에 즉각 반영되기 때문에 수익성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통상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운용은 대출채권 형태라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이로써 손실을 방어한다. 반면 해외부동산 대체투자는 펀드와 같은 수익증권 형태가 많다. 충당금을 쌓기보다는 당기손익 측정 금융자산(FVPL)으로서 평가손실을 처리한다.
메리츠캐피탈은 대체투자 손실에 따라 기타영업손익이 1420억원에서 850억원으로 40.1%(570억원) 줄어들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71억원을 기록해 전년(2250억원) 대비 1079억원 감소했는데, 대체투자 손실이 절반가량 영향을 미친 셈이다.
추가적인 손실 발생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글로벌 여건이 여전히 비우호적이기 때문이다. 메리츠캐피탈이 지난해 인식한 대체투자 손실은 유럽 오피스 투자 건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북미와 유럽 오피스 자산은 고금리 환경에서 가치가 떨어지고 있으며 특히 유럽은 북미보다 자산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건전성 보수적 해석 필요…홈플러스 건도 '부담'
해외 대체투자는 건전성 분류 대상 여신에는 포함되지 않고 있다. 캐피탈사가 보유하고 있는 영업자산의 건전성을 측정할 때는 ‘건전성 분류 총채권’을 먼저 산출하고 그에 따라 고정이하여신이나 연체액 등을 살펴본다. 해외 대체투자는 여기에 반영되지 않는 만큼 해당 자산이 많은 경우 건전성 지표를 더욱 보수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메리츠캐피탈의 지난해 건전성 지표는 고정이하여신 2251억원과 요주의이하여신 6719억원이다. 총채권 대비 비중인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각각 3.3%, 9.7%다. 전년도 대비 각각 1.1%p, 1.8%p 하락하며 개선됐다. 다만 해외 대체투자 자산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건전성 수준은 해당 지표보다는 떨어질 수 있다.
건전성과 관련해 홈플러스 대출 건도 위험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한 바 있는데, 메리츠캐피탈은 홈플러스 대상 기업금융 여신으로 2808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월까지 건전성 분류가 ‘정상’이었는데 ‘요주의’ 단계로 하향될 가능성이 따른다. 이 경우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지난해 말 대비 4.1%p 정도 상승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
메리츠캐피탈은 해당 여신과 관련해 홈플러스 매장을 담보로 한 신탁의 1순위 수익권을 갖고 있다. 자산 회수 가능성은 양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는 법리적인 부분이고 현실적으로는 건전성 지표 저하,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과 실제 반영, 대출금 회수시점 불확실성 확대 등의 문제가 따른다.
메리츠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해외투자나 홈플러스 모두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 캐피탈사 개별적으로는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만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