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주거 대안으로 ‘주목’받는 K-CCRC

초고령사회, 시니어 주거 대안 K-CCRC
제도 개선과 인프라 구축이 성공 열쇠
민관 협력 통한 산업화·지역 상생 모델

입력 : 2025-04-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한국형 은퇴자마을’(K-CCRC)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CCRC '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 약자로, 미국에선 이미 1970년대부터 활성화된 복합형 노인 주거 커뮤니티 모델입니다. 미국형 CCRC를 국내 실정에 맞는 K-CCRC 형태로 발전시키는 데 정치권이 앞장서고 있습니다.
 
앞서 맹성규 민주당 의원은은퇴자마을(도시) 조성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미래인 만큼 기존 복지 중심 정책을 넘어 삶의 질과 경제활동이 공존하는 커뮤니티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은퇴자마을 조성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발의를 통해 인구 감소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은퇴자마을을 국가 차원에서 제도화하되 국토교통부와 보건복지부가 기본 계획을 공동 수립하고 조성은 지자체와 민간이 맡는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은퇴자주거 환경 변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겁니다.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고령사회 대비 시니어 주거 혁신전략 토론회'. (왼쪽부터) 박광재 한국주거학회장, 허경민 국토교통부 주거복지정책과장, 박재병 케어닥 대표, 박동현 전 전국노인주거복지지설협회 회장, 최의정 웰에이징 연구소 대표, 이미홍 LH 토지주택연구원 실장, 김호중 월간장기요양 발행인. (사진=케어닥)
 
시니어 주거 혁신 전략 토론회
 
지난 10일 국회에선 엄태영 의원실 주최로초고령사회 대비 시니어 주거 혁신전략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K-CCRC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다양한 구축 방법을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정치권과 학계 그리고 민간 기업 관계자 등 100여명의 참석자들은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 K-CCRC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이날 먼저 K-CCRC의 형태와 개념을 정립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는데요. 맹성규 의원은 K-CCRC주거, 의료, 오락, 운동, 커뮤니티 등을 갖춘 1만 가구 이상 대규모 은퇴자 도시로 정의했고, 전현우 서울시립대 자연과학연구소 연구원은 K-CCRC가 걷기 좋은 도시, 대중교통 중심 도시 설계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박동현 전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회장은시니어 하우징은 법적으로 주택과 복지시설 사이에서 분류가 모호해 다양한 규제에 부딪히고 있다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세제 혜택 등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했습니다. 이어시니어 하우징과 일반 공동주택의 복합 개발, 임대형과 분양형 혼합 개발, 설치 요건 완화 등을 통해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K-CCRC는 지방 소멸과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정부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모습입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토론회 축사를 통해은퇴자마을법 제정과 민간임대법 개정 등 제도적 기반 마련에 힘쓰고 있다의료·복지 유기 연계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025년 국내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며 '초고령 사회'가 됐다. 하지만 국내 노인복지주택 보급률은 전체 고령 인구의 0.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민관 협력 중요성 강조
 
K-CCRC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민간기업의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이에 따라 민간기업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해지는 분위기입니다. 박재병 케어닥 대표는시니어 주거가 사회복지로만 인식되는 현실이 문제라며정부 보조금 중심이 아니라 민간 주도형 산업으로 지속가능한 시장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시니어의 다양한 생애주기에 맞춰 돌봄, 일자리, 여가를 포괄한 한국형 모델을 만들어 해외수출 가능한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민간기업 케어닥은케어홈브랜드를 통해 평균 90%의 시니어타운 입주율을 기록 중이며, 시니어 국내 1호 시니어하우징 운영사케어오퍼레이션을 공동 출범시키는 등 긍정적인 민간 선도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기업입니다
 
정부의 개선 의지도 엿보입니다. 허경민 국토교통부 주거복지정책과장은혼합형 세대 교류형 단지 개발, 분양 수요 충족을 위한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외에도 이날 토론회에선 지방대학과의 시니어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지역 활성화 방안 및 폐교와 폐가 등을 활용한 부시 확보 전략 등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맹성규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20%를 넘어섰지만 이들을 위한 노인 복지 주택은 전체 고령 인구의 0.1% 수준에 불과합니다.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미래인 만큼 기존 복지 중심 정책을 넘어 삶의 질과 경제활동이 공존하는 커뮤니티 조성이 시급합니다. 한국형 은퇴자마을이 미국·일본의 성공 사례를 넘어, 지역 소멸 대응과 고령자 복지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해법으로 꾸준히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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