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마토 신태현·차종관 기자] "인공지능(AI) 특구 내 기업을 기존 500개에서 2030년 1000개까지 늘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바로 유니콘 기업이 나오도록 하는 게 제일 중요한 사안입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지난 4월24일 구청 집무실에서 이뤄진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스타트업들이 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올해 300억원대 육성펀드를 조성하려고 한다"면서 양재 AI 미래융합혁신특구 육성에 대한 강한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양재 AI 미래융합혁신특구는 전국 최초의 AI 특구입니다. 지난해 11월28일 서울 서초구 양재·우면동 일대 약 40만㎡ 면적 부지가 중소벤처기업부에 의해 AI 특구로 지정된 겁니다. 서초구는 AI 특구를 기점으로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AI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이 24일 구청 집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다음은 전 구청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구정을 이끌어 나가는 방향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저는 투트랙으로 봅니다. 우선 서초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일상과 행복을 잘 지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도시 발전을 지속적으로 이루어가는 것입니다. 주민 행복과 도시 발전을 구정의 방향으로 여기는 건 서초구청의 모든 분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AI 특구 계획, 특히 AI 스타트업 지원을 통한 특구의 발전상이 궁금합니다.
제일 중요한 부분은 스타트업에서 유니콘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5년 동안은 스타트업들이 기술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에 집중해야 합니다. 현재 2030년까지 스타트업 육성 1000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들이 사업 초기 단계에서는 자금이 부족하니까 스타트업 육성 펀드를 5년 동안 1100억원 조성하는 걸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 300억원 정도 펀드를 만들려고 하고 있고요. '양재 AI 미래융합혁신특구 운영 조례'는 5월 안에 제정될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서초구의 대표적인 스마트 사업은 무엇이 있습니까.
서초에는 AI를 활용한 폐쇄회로TV(CCTV)가 989대 있습니다. 올해 955대 추가로 설치하게 되면 연말까지는 AI CCTV는 총 1944대가 됩니다. 만약 특정한 지역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면 구청으로 경보가 뜨고, 폭우가 오면 AI 침수 경보가 울림과 동시에 바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까지 있습니다. 탐지하고 영상 분석까지 할 수 있는 스마트 허브 센터가 구청에 있고, 각 동에 있는 주민센터마다 CCTV 영상 분석 센터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어르신들 같은 경우에도 3일 동안 움직임이 없으면 자동으로 경보를 알려줘서 안부 확인까지 합니다. 청소년들도 AI 정신 상담 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서초타운 및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환승시설 통합개발' 등 '2040 서초구 도시발전기본계획'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양재역 일대는 신분당선과 지하철 3호선이 지나고 있는 '더블 역세권'입니다. 여기에 GTX-C 역이 들어오기 때문에 앞으로는 '트리플 역세권'이 됩니다. 강남역까지 가지 않고 양재역에서 철도와 지하철, 광역버스를 한꺼번에 이용하고, 편하게 환승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그래서 핵심 용어도 '환승 코어'입니다. 공공청사가 포함돼 있는 서초타운 복합 개발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200m 높이의 42층 규모입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이 24일 구청 옥상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재건축을 진행할 때 미청산 재건축조합 청산 제도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현재 서초에는 재건축이 85곳 진행되고 있습니다. 재건축 과정이 A부터 Z라고 할 때, 미청산 재건축조합은 마지막(Z)에 해당합니다. 입주가 됐는데도 미청산인 상태로 조합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주민들과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갖고 있는 돈이 계속 빠져나가는 상황인 겁니다. 그래서 청산의 정도에 따라 관심(파란색)·주의(노란색)·심각(빨간색)이라는 3가지 단계를 놓고 '청산 신호등'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래 미청산 조합이 13개였다가 지난해 하나가 청산 완료가 됐고, 다시 하나가 추가가 돼 현재 13개입니다. 올해 연말까지 4개의 미청산 조합이 청산되도록 정성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전국 최초로 환경 유해 물질 전수조사단을 꾸려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고, 소규모 식당의 규모 베리어프리 키오스크 지원을 시행한 것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실내·외 놀이터 등 어린이 활동공간 672곳에 유해화학물질은 없는지, 납 성분이 포함된 건 아닌지, 기생충은 없는지 여러 사안들을 놓고 1년 동안 전수조사를 했습니다. 전수조사단에는 주민 381명이 참여했고, 여러 전문가들, 전문회사들까지 들어왔습니다. 전체 중 6% 정도인 40곳 정도에서는 일정 기준 이상의 유해 물질들이 있어서 지난해 연말까지 다 조치를 완료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들이 실내·외에서 만들어지는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합니다. 베리어프리 키오스크가 음식점에 의무적으로 설치가 되는데,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불경기라며 부담스러워하십니다. 약자들을 돌보고 실질적으로 장사도 잘될 수 있도록 소상공인한테 도움을 드릴 겁니다.
직원이 행복한 일터에 신경을 쓰시던데, 이게 더 좋은 대민 서비스로 연결이 된다고 보면 됩니까.
구민 행복과 직원들의 행복은 선순환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악성 민원이 있었을 경우에 감정 노동을 하는 민원 담당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심신이 다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치유하고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을 마련했습니다. 구청 1층에 OK 민원센터에 2평(6.6㎡) 짜리 '아담소'를 만들었습니다. 혼자 음악도 듣고 차도 마시면서 안락의자에서 스스로 치유되도록 하는 겁니다. 구청 지하 1층에 가면 '마음 정원'이라고 심리 상담을 해 주는 전담 직원이 있습니다. 동 주민센터에는 분기에 한 번씩 (카페를 이용할 수 있는) 힐링 쿠폰을 줬습니다. 악성 민원이 10분 이상 진행될 경우 경고음을 보내고 15분이 되면 강제 종료하는 방침도 시행했습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이 24일 구청 집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민선 8기 슬로건은 '오늘 행복하고 내일이 기다려지는 서초'입니다. 사람의 요구든 도시 자체가 필요로 하는 것이든 그 사안들에 대해 잘 응답하는 것이 '화답 행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