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부문 전방위적 위기에 구원투수로 전격 등판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
(DS) 부문장
(부회장
)의 취임 1주년이 다가오면서 2분기 실적에 관심이 모입니다
. 전 부회장의 중간평가가 될 것으로 보이는
2분기는, 그동안 고대역폭메모리
(HBM) 실기로 부진을 이어온 삼성전자가 반등을 예상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가
HBM에서 가시화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더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옥에 한 직원이 출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은 전 부회장이 반도체 수장으로 취임한 지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전 부회장은 지난해 공식 인사가 아닌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 위기 극복 해결사로 등판했습니다.
전 부회장이 취임 1주년을 앞둔 현재, 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메모리 사업부 일부가 실적 선방을 일궈내고 있지만, 전 세계 HBM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엔비디아에 HBM3E 공급이 줄곧 지체되면서 위기론을 키우고 있습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에 HBM3E 12단의 인증을 진행 중이지만,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만약 실패할 경우 올해 HBM 판매량은 당초 예상치를 대폭 하회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2분기 HBM 판매량은 전분기와 유사하거나 소폭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도 “HBM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얘기는 메모리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얘기와 직결되기에 삼성전자는 현재 HBM의 성과가 절실하다”며 “삼성 입장에서는 올해 반드시 HBM3E와 HBM4에서 경쟁력을 가져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상당히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습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상저하고’ 측면에서 2분기 HBM 반등을 자신해 왔습니다.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선 “주요 고객사에 HBM3E 개선제품의 샘플 공급을 완료했고, 2분기부터 판매 기업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HBM 판매량은 1분기에 저점을 찍은 후 매분기 계단식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 부회장 역시 앞선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빠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HBM3E 12단 제품이 시장에서 분명히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반도체 전반의 실적이 아쉬운 점도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DS)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2조9000억원 대비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8000억원 감소한 수치입니다. 메모리 사업부는 서버용 D램 판매 확대 호조에도 HBM 판매 감소에 따른 여파가 뼈아팠습니다. 여기에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설계)를 포함한 비메모리 사업부는 여전히 큰 폭의 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입니다. 위기 극복을 위해 절치부심 노력하는 삼성전자로서는 답답한 상황입니다.
이 교수는 “HBM의 경쟁력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삼성전자가 굉장한 위기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실적이 많지는 않더라도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