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1분기 건자재업계, 가구업계 실적에 일제히 빨간 불이 들어왔습니다. 후방 산업 타격이 날로 심해지고 있지만 별다른 타개책도 없어 암울한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들어 건자재업계 위기감은 심화됐습니다. 지난해까지는 기존 계약 건이 남아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바닥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앞서 지난 2022년부터 고금리 기조 등의 영향으로 민간 주택 수요가 급감했고 2023년부터는 신규 착공의 씨가 말랐습니다. 건자재업계는 이제 자재를 납품할 곳이 거의 없다시피 한 실정입니다.
여기에다 조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건설사들이 몸을 사리고 있는데요. 어떤 부동산 정책이 나오게 될지 알 수 없어 관망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건자재 시장은 얼어붙었습니다. 착공 이후 공사가 진행되고 본체 시공이 시작돼야만 건자재업계에 차례가 돌아오는데 첫 단추를 끼우는 작업부터 뒤로 밀리면서 당분간 먹거리 찾기가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지난달 28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LX하우시스(108670)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781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8% 줄었습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대비 78.2%나 줄어든 71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2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KCC(002380)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599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습니다. KCC의 경우 건자재에서 감소 폭이 컸으나 실리콘 업황이 개선되면서 선방할 수 있었습니다.
도료업계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아직 잠정 실적이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고환율 영향까지 더해져 실적 하락이 불가피합니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도료 외 사업도 진행해왔지만 환율, 건설 경기 영향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원가율을 개선하며 지난해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던 가구업계 역시 올해 1분기엔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했습니다. 한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반토막이 났는데요. 매출은 443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8.7%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9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80.2% 급감했습니다. 현대리바트의 1분기 매출액은 43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줄었습니다. 다만 빌트인 수주 원가를 개선해 영업이익은 95억원으로, 전년 1분기 대비 39.9% 늘었습니다.
침대업계 큰 형님격인
에이스침대(003800)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814억원, 영업이익은 12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2.8%, 18.0% 빠진 수치입니다. 당기순이익은 9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31.4%나 줄었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기까지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 건자재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후방산업에서 버텨낼 수 있는 역량은 제한적"이라며 "별다른 대책이 없어 지금은 버텨주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