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손잡이 꼭 잡고 올라오세요. 떨어질 수도 있어요.”
문을 열자마자 사다리식 계단에 압도당해 수초 간 ‘여길 어떻게 올라가야 하나’ 생각하는 사이, 운전석에 앉은 현대차 관계자가 말했습니다. 계단 옆 양쪽으로 달린 긴 손잡이를 꽉 쥐고 보조석에 오르자 후덜덜 다리가 떨렸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상용트럭 ‘더 뉴 엑시언트(The new XCIENT)’는 그 크기부터 ‘넘사벽’이었습니다.
17일 충남 천안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러닝센터(GLC)에 ‘더 뉴 엑시언트’가 주차돼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17일 충남 천안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러닝센터(GLC)에서 마주한 ‘더 뉴 엑시언트’는 차량 무게만 28톤(t)에 달합니다. 현대자동차가 6년 만에 새로운 디자인과 안전·편의 사양을 대폭 강화해 내놓은 상용차로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트랙터 모델입니다. 1종 대형 운전면허가 있어야만 직접 운전이 가능한 탓에, 조수석에 올라 주요 기능을 체험해 봤습니다.
탑승한 차량은 좌우에 6개씩 총 12개의 바퀴가 달렸습니다. 사다리식 계단을 올라타자 전방 시야가 탁 트였습니다. 2.49m 폭에 3.3m 높이의 차체 덕분입니다. 상용차에선 드물 게 디지털 사이드미러가 장착된 점도 이채로웠습니다. 차량 외부의 큰 거울 대신, 차량 위쪽에 달린 카메라가 차량 외부를 촬영해 실내 디지털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폭설로 카메라가 눈에 가려지더라도 내장 열선으로 눈을 녹여 시야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2019년 출시된 ‘엑시언트 프로’와 비교할 때 달라진 점은 또 있었습니다. 우선 연비가 1.5~2% 개선됐고, 전방에 장착된 센서가 앞 차량을 인식해 거리 유지는 물론, 정차·출발까지 스스로 하는 첨단 주행 보조 기능도 탑재됐습니다. 운전자가 핸들, 브레이크, 액셀 발판을 밟지 않아도 차량이 스스로 반응하는 시스템입니다.
‘더 뉴 엑시언트’의 사다리식 계단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외부에 튀어나온 거울 대신 차량 바깥에 달린 카메라가 차의 옆쪽과 사각지대 곳곳을 비추면(왼쪽) 운전자와 보조석에 앉은 이는 양옆에 위치한 디지털 사이드미러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운전 보조 기능도 크게 향상됐습니다. 주행 시 차가 중앙을 유지하며 주행하도록 돕는 ‘LFA(Lane Following Assist)’는 현대차 상용 모델 최초로 적용된 기능입니다. 여기에 트랙터의 경우 차체가 높아 트럭 앞을 지나가는 보행자나 자전거 탑승자에 대한 시야 확보가 쉽지 않습니다. 이에 보행자와 충돌하지 않도록 경고 알림을 주는 FCW-Near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각지대 보행자나 장애물 충돌 경고 알리는 BCW-Near 기능도 함께 탑재됐습니다.
장시간 운전을 고려한 피로 관리 기능도 있습니다. 계기판 위쪽에 달린 카메라가 운전자의 눈동자 움직임을 추적해 졸음이나 부주의 운전을 할 경우 경고 알림을 보내는 ‘DSW(Driver State Warning) 기능이 대표적입니다. 성능 역시 대형 상용차에 걸맞는 수준이었습니다. 총배기량은 1만2742cc, 최고 출력은 540마력(PS), 토크는 285킬로그램포스미터(kgf.m)이며, 최대 적재 용량은 40t(차량 무게 28t 포함)입니다. 가격은 1억원을 훌쩍 넘지만, 실용성과 기능을 따진다면 충분히 그 값을 하는 차량이었습니다.
현대차의 더 뉴 엑시언트 운전석.(사진=뉴스토마토)
계기판 위쪽에 달린 카메라가 운전자의 눈동자 움직임을 추적해 졸음이나 부주의 운전을 인지하면 차량 내에서 경고 알림이 울린다. (사진=뉴스토마토)
충남 천안=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