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벤츠 공급망 잇단 진입…‘프리미엄 전략’ 주효

하이니켈 앞세운 ‘고성능 승부수’ 통해
중 탈피·EU 정책 맞물린 공급망 재편

입력 : 2026-04-22 오후 3:07:50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독일 완성차 메르세데스-벤츠와 잇달아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습니다. 중국이 주도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저가 공세 속에서도 기술경쟁력을 앞세워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입니다.
 
지난 3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6'에 전시된 니켈·코발트·망간(NCM), 리튬·망간·리치(LMR) 소재. (사진=뉴스토마토)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006400)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벤츠로부터 확보한 수주 규모는 30조원을 훌쩍 웃도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BMW, 아우디와 함께 독일 프리미엄 완성차 3사 가운데 하나인 벤츠를 고객사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거센 저가 공세 속에서도 성능 중심의 경쟁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삼성SDI가 지난 20일 벤츠와 체결한 계약 역시 차세대 전기차용 고성능 배터리인 ‘하이니켈’ 제품입니다. 니켈·코발트·망간(NCM) 기반의 하이니켈 배터리는 양극재 내 니켈 함량을 80% 이상으로 높여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린 것이 특징입니다. 니켈 비중이 높을수록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고출력 구현이 가능해 프리미엄 전기차에 적합합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SDI는 배터리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독일 프리미엄 완성차 3사를 모두 고객으로 확보하게 됐습니다. 삼성SDI는 2009년 BMW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된 데 이어, 2015년부터는 아우디에도 배터리를 공급해 왔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벤츠와의 계약 규모를 약 10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벤츠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누적 수주 25조원 이상을 확보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2028년부터 7년간 2조6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부터 차세대 원통형 ‘46 시리즈’까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며 프리미엄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벤츠가 K배터리와 협력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중국산 배터리 비중이 과도하다는 점이 자리합니다. 특히 각형 배터리 분야는 CATL 독점 공급 구조가 형성돼 있었습니다. 이에 공급망 다변화와 함께 고성능 배터리 확대를 위해 K배터리와 협력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의 정책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EU는 지난달 ‘유럽 산업가속화법(IAA)’을 통해 배터리와 전기차 등 전략 산업의 역내 생산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공공 조달과 보조금 지급 기준에 유럽 내 생산 요건을 포함하면서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한 기업이 유리한 구조입니다. 삼성SDI는 헝가리에,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생산기지를 운영 중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 수명 등 기술력이 핵심 경쟁 요소”라며 “완성차업체들이 공급망 안정성과 성능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K배터리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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