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은 건설사 벌써 276곳…악성 미분양 12년래 최대

건설 취업자 수도 확 줄어…7월 위기설 재부상

입력 : 2025-06-18 오후 4:38:09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올해 1~5월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 건수가 역대 최악으로 평가 받는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폐업 건설사가 증가하면서 취업자 수도 확 줄었습니다.
 
17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5월 종합건설업 폐업 신고 건수는 276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6건 늘어난 수치입니다. 올해 폐업 신고 건수가 지난해 수치를 웃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연도별 폐업 종합건설업체 수는 해마다 증가 추세로 2022년 261곳에서 2023년 418곳, 2024년 516곳이었습니다. 
 
공사비 상승으로 공사 발주가 감소하면서 종합건설업 폐업이 늘어났습니다. 고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 지방 미분양 사태 역시 일감이 줄어드는 데 일조했습니다. 종합건설사는 건설 공사의 전반적인 계획, 시공, 관리까지 하는 업체로 시설물 전체를 원도급을 맡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때문에 대규모 공사 발주가 줄면 매출 하락은 물론 자금 흐름이나 인력 운용 등 전반에 걸쳐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대부분 폐업의 주된 이유로 '사업 포기'(227건)를 꼽았으며 이는 전체 건수 중 82%를 차지했습니다. 이 밖에 회사 도산과 경영 악화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종합건설업을 하던 업체들이 경기가 악화할 때 규모를 줄여 전문 건설업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지만 현재는 경기 침체가 심각해 아예 사업을 포기하고 문을 닫는 업체들이 많은 상황으로 보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7월 위기설 대두…줄도산 도화선 되나 
 
여기에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시행되면 주택 수요가 줄며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중소 건설사들의 줄도산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건설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액은 4월 9조5319억2000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8% 하락했습니다. 건설기성은 해당 월에 시공한 공사 실적을 의미해 건설 경기의 대표적인 동행 지표로 활용됩니다. 건설 수주액은 4월 기준 12조64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5%가 감소하며 지난해 1월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 
 
종합건설사 폐업은 건설업 취업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5월 고용동향'을 보면 건설업 취업자는 10만6000명 줄었는데, 이는 농림어업 13만5000명 감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입니다. 지난 3월 건설업 취업자 수는 18만5000명 줄어 2013년 11차 산업 분류 개편 이후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건설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줄어 역대 최장기간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지방에서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물량이 11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지방·중소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대구 중구에서 바라본 대구 도심 아파트. (사진=뉴시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6422가구로 집계됐습니다. 3월보다 5.2%(1305가구) 많으며, 2013년 8월(2만6453가구) 이후 11개월 8개월 만에 가장 많은 규모입니다. 2023년 8월부터 20개월 연속 증가했죠. 특히 전북(41.7%), 경북(21.8%), 대구(16.1%) 등은 전월 대비 두 자릿수 이상으로 늘어나 지방 건설사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준공 후 미분양의 83%(2만1897가구)는 지방에 몰려 있습니다. 대구가 3776가구로 가장 많고 경북(3308가구), 경남(3176가구), 부산(2462가구)이 뒤를 이었습니다. 
 
정부가 기존에 내놨던 기업구조조정(CR) 리츠 출시 지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지방 미분양 아파트 직접 매입 방안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매입 물량이 적고 상한가 규정 등이 있는 데다 CR리츠 역시 본격적인 상품화가 되지 않은 상태라 누적된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것입니다. 
 
한편 지방건설 경기 악화로 올 들어 시공능력평가 59위 신동아건설을 시작으로 대저건설(103위), 삼부토건(71위), 안강건설(138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삼정기업·삼정이앤씨(114·122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 이화공영(134위), 대흥건설(96위), 영무토건(111위)까지 총 11곳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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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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