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헬스케어 사업 부문이 제약산업의 신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더마코스메틱의 성장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화장품에 제약 기술이 접목된 더마코스메틱은 화장품 시장 판도를 바꾸는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죠. 특히 더마코스메틱 사업에 진출한 제약사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전통 화장품 기업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19일 한국기업평판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2017년 약 5000억원 규모에서 2022년 약 4조5325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올해에는 5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단순한 보습 기능을 넘어 피부재생과 미백, 주름 개선 등 화장품의 기능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이 견고해 더마코스메틱의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무엇보다 더마코스메틱이 정상 피부에 큰 위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실험적으로 잘 증명된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과학적 연구 방법을 통해 검증 돼야 하죠. 제약업계에서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자사가 보유한 피부질환 관련 치료제 개발 기술을 화장품 제조에 접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나타낼 수 있는 분야입니다. 여기에 막대한 비용과 평균 10년 이상 시간이 걸리는 신약 연구개발 부담을 줄여주는 부대사업으로 더마코스메틱은 단기에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캐시카우로 여겨지죠.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전통 화장품 기업과 제약사가 두 축으로 시장 점유율 장악을 두고 경쟁하는 양상입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 기술 활용도를 화장품 영역으로까지 넓혔다는 측면에서 제약사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더마코스메틱을 신사업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제약사 신성장 동력 '더마코스메틱' 부상
제약업계는 헬스케어 사업 확장 일환으로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를 출시하며 화장품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동국제약 '센텔리안24', 동아제약 '파티온', 대웅제약 '이지듀', 동화약품 '후시다인', 유한양행 ‘딘시’, 한미사이언스 '프로-캄', 일동제약 '퍼스트랩'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제약업계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중에는 동국제약의 센텔리안24가 시장 점유율과 매출액, 브랜드 평판지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동국제약은 센텔리안24의 지속 성장을 위한 라인업 확대와 신상품 개발을 강화하고 있죠. 센텔리안24는 2015년 출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브랜드 누적 매출액이 1조원을 넘었습니다. 동국제약은 센텔리안24의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헬스케어 사업 부문 매출액이 최근 6년간 연평균 18.2%의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센텔리안24의 유통 채널과 해외시장 진출을 확장하기 위해 일본과 미국,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며 "특히 하반기에는 유럽 신규 바이어 확보와 유럽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아제약이 2019년 출시한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파티온은 9년간의 연구한 특허 성분 헤파린 RX 콤플렉스를 함유한 노스카나인 라인업 확장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죠. 현재 파티온은 중국과 일본, 베트남에 이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까지 총 5개 아시아 국가에 입점해 있습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트러블 피부 솔루션 제품에 이어 탈수 피부를 위한 고기능 수분 제품으로 파티온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고, 하반기에는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한 국내 시장 입지 강화와 미국, 동남아 등 해외 시장 마케팅에 집중해 글로벌 K-더마 화장품으로서 인지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성분, 기능 차별화 중점
2006년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먼저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를 출시한 대웅제약은 이지듀를 앞세워 시장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병의원 전용 화장품이었지만 영업마케팅을 확장해 기미 앰플, 쿠션 등 더마코스메틱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습니다. 이지듀는 모든 제품에 대웅제약의 특허 성분인 초고활성 피부성장인자 DW-EGF를 함유한 점을 브랜드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죠. 대웅제약은 DW-EGF를 화장품에 적용해 피부의 재생 능력을 빠르게 활성화시키면서도 색소 침착 개선 효과를 나타내는 제품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1분기에는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제약사 본업인 신약 연구개발(R&D) 사업 부문 보다 손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생활 건강 사업 부문에 치중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의약 기술력을 바탕으로 화장품의 기능과 성분을 차별화해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앞세우고 있죠.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화장품이 단순 미용을 위한 소비재에서 기능적으로 세분화된 전문 피부케어 수단으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라며 "제약사 더마코스메틱의 가장 큰 경쟁력은 독자 개발한 성분으로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제약사는 화장품만 연구하는 연구소가 아닌, 연고제 같은 제품 개발을 위한 피부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를 하는 조직들이 있기 때문에 오랜 피부 연구 기술력을 바탕으로 효능효과 중심의 제품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