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편의점 수익절벽)②해외서 '제2 전성기' 노린다…신흥국 투자 확대

몽골 오프라인 매장 점유율 CU·GS25 나란히 '선두'
빅2 모두 해외 매장 수 지난해 말 이미 600점 돌파
매출 성장 이어졌지만…투자 지속에 수익성은 아직

입력 : 2025-06-25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3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편의점업계가 최근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기에 급증했던 수요의 역기저 효과와 경기 침체, 소비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서는 지난해 편의점 수를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5만4856점으로 추정했다. 5만개가 넘는 점포수와 성장 둔화에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이에 <IB토마토>에서는 편의점업계의 성장 방향과 수익성 강화 방안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국내 편의점업계 양대산맥인 GS25와 CU는 해외시장에서 성장동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시장의 성장이 둔화된 만큼 해외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양사가 진출해 있는 몽골과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은 편의점 산업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데다 시장 선점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매장 600여개 확보…1000개 확장 '목표'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CU와 GS25가 운영하는 해외점포수가 600점 초반을 넘어섰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의 해외 매장수는 1분기 말 648점,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매장수는 629점으로 확대됐다. 
 
양사가 몽골에 낸 매장수만 200여점이 넘는다. 몽골 시장은 CU가 지난 2018년 4월 프리미엄 넥서스(구. 센트럴 익스프레스)와 마스터프랜차이즈(MFC) 계약을 체결하면서 같은해 8월 1~6호점을 동시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1분기 말 기준 467점까지 확대됐다. 5월 기준으로는 480점에 이른다. 
 
이어 GS25가 지난 2021년 몽골 재계 2위인 숀콜라이 그룹과 손잡고 진출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3개 매장을 동시 오픈한 이후 올해 1분기 말 기준 274점까지 확대했다. 
 
몽골은 인구 10명 중 한 명이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K-컬쳐에 대한 친밀도와 선호도가 높은 시장이다. 특히 K-영화와 드라마 등을 통해 접한 국내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현지 소비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를 공유하는 등 관심도가 높은 시장이다. 
  
이에 진출 초기인 2022년 이미 몽골 오프라인 유통채널 브랜드별 매장 점유율 순위 1, 2위를 CU와 GS25가 차지한 바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결과 CU가 52.9%, GS25가 26.5%로 전체 점유율의 약 79.4%를 차지했다. 특히 매장수는 직접 진출 형태가 아닌 파트너사에 운영권을 맡기고 로열티를 받는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을 통해 빠른 확장이 가능했다. 
 
몽골 외에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에도 매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GS리테일은 1분기 말 베트남에 355점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내 베트남과 몽골에 각각 500개 매장을 오픈, 오는 2027년에는 총 1500개 매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동기간 CU는 말레이시아에 매장 151점과 카자흐스탄에 30점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지난달에는 'BGF리테일 하와이 법인'을 설립하고 하와이 현지 기업 'WKF'의 편의점 전문 신설 법인인 'CU 하와이(Hawaii) LLC'와 MFC를 체결하면서 미국 진출에 나서고 있다. 올해 4월 발표한 기업가치제고계획에서 BGF리테일은 오는 2028년까지 진출국을 5개국 이상으로 확장하고 매장을 1000~12000점 운영한다는 목표다.
 
(사진=GS리테일)
 
GS25, 올해 내 145점 오픈 계획…1분기 정체
 
GS리테일은 지난 2018년 베트남 현지 기업인 손킴 그룹과 손잡고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진출한 이후 1분기 말 매장 355점을 운영 중이다. 이는 몽골(274점) 보다 81점이나 많은 수다. 
 
베트남은 최근 급속한 도시화가 진행되며 편의점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19 확산 기간에도 GS리테일은 공격적인 출점 전략을 취하면서, 베트남에서 써클케이(Circle K) 다음으로 많은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써클케이는 미국계 편의점 브랜드로, 지난 2022년 기준 베트남 편의점 시장에서 점유율 45.5%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 2023년 한국농수산식품이 발표한 '이슈조사 보고서 국가' 보고서를 살펴보면 총 403개 매장을 보유 중이다.
 
이에 GS25는 현지 소비자 수요에 맞춰 즉석조리 반미와 만두, 쌀국수는 물론 한류 열풍을 바탕으로 떡볶이, 김밥, 도시락 등 한국식 조리식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편의점 인프라가 식당·카페·쉼터 역할을 수행하면서 매출액도 2021년 379억원, 2022년 699억원, 2023년 855억원, 2024년 1104억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해외매출 2041억원 중 절반 이상이 베트남에서 발생했다. 다만, 편의점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베트남 법인(GS RETAIL VIETNAM JV LLC)의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7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향후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지속적인 비용 지출이 예상된다. 
 
지난 4월 GS25는 베트남 북부 지역인 하노이에 첫 매장을 열면서 남부 지역 중심으로 위치해 있던 매장을 전역으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내 매장 500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45점을 오픈해야 한다. 앞서 GS25는 지난 2023년 말 매장수 230점에서 1년 새 125점을 오픈한 바 있지만, 올해 1분기에는 매장수가 355개로 정체된 상황이다. 하노이에 오픈한 6개 매장의 하루 평균 매출액이 500만원에 이른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는 한국 편의점 하루 평균 매출 대비 2.5배 높은 규모다. 
 
(사진=BGF리테일)
 
CU, 수출국 넓히지만 몽골법인 '순손실' 여전
 
CU는 몽골에 이어 말레이시아와 카자흐스탄으로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앞서 BGF리테일은 말레이시아 기업인 마이뉴스 홀딩스(Mynews Holdings)의 자회사인 MYCU 리테일(Retail)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4월 현지에 CU 1호점을 오픈했다. 오는 2028년까지 매장 500점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말레이시아의 편의점 점유율은 99스피드마트(99 Speedmart)가 48%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세븐일레븐 17.3%, KK슈퍼마트 2.9%, 마이뉴스(2.9%) 순으로 높았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도시화로 인해 내식보다 외식과 간편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고, 한국 콘텐츠의 유행으로 편의점에서도 떡볶이, 닭강정, 컵밥 등을 직접 조리해 먹는 문화가 현지 소비자들에게도 번지고 있다. 몽골과 같이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편의점 이용자가 많은 편이다.
 
이 가운데 BGF리테일은 지난 2023년 6월에는 세 번째 해외 진출 국가를 카자흐스탄으로 정하고 현지 기업 신라인(Shin-Line)의 편의점 전문 신설 법인인 CU 센트럴 아시아(Central Asia)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다만, 2018년 해외 첫 진출국인 몽골 법인이 여전히 순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만큼 말레이시아와 카자흐스탄을 통한 수익 창출에도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몽골 편의점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법인(Premium Nexus JSC)의 당기순손실은 327억원을 기록했다. 
 
BGF리테일은 향후 다른 신규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CU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신규 진출 국가에 대한 대륙과 나라에 대한 구분을 두고 있지 않다"라며 "경쟁이 치열한 편의점 산업 특성을 고려해 이미 성숙한 레드오션보다 블루오션 지역을 발굴하고자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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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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