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성제약 최대주주는 급조한 '자본잠식' 회사

브랜드리팩터링, 이양구 회장 지분 매입해 최대주주 등극
2022년 설립 첫해 자본총액 -6168만원…작년에도 자본잠식

입력 : 2025-06-26 오후 1:10:14
(사진=동성제약)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동성제약(002210)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브랜드리팩터링의 자본총액이 자본금보다 적어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본 여력도 마땅치 않은 업력 3년의 마케팅 기업이 70년 역사의 제약기업을 인수한 꼴입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지난 4월23일 최대주주가 이양구 회장 등 5인에서 브랜드리팩터링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습니다.
 
직전 최대주주는 지분율 14.12%의 이 회장이었습니다. 이 회장은 공시 전날 브랜드리팩터링에 281만9673주를 매도했습니다. 남은 보유 지분 86만5165주는 경영권 이전이 마무리된 뒤 넘기기로 약정했습니다. 총 거래대금은 120억원으로 잡혔습니다.
 
브랜드리팩터링은 2022년 설립된 마케팅 기업입니다. 주요 포트폴리오는 건강기능식품입니다. 브랜드리팩터링이 판매를 맡는 식이죠. 이 밖에 버섯 선물세트도 취급하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브랜드리팩터링 연매출은 520억원입니다. 정부가 제공한 자료와는 다릅니다. 비상장 중소기업의 대략적인 인력 구성과 매출 현황 등은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현황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현황시스템 따르면 브랜드리팩터링의 설립 첫 해 매출은 2억6609만원입니다. 이듬해 192억8222만원으로 반등하긴 했으나 지난해 매출은 83억7553만원으로 줄었습니다. 설립 이후 연도별 매출을 모두 더해도 520억원에는 이르지 않습니다. 수익성 지표를 보면 브랜드리팩터링은 설립 이후 한 번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재무상태도 넉넉치 않은 편입니다. 브랜드리팩터링의 2022년 자본금은 1억3000만원에서 2023년 6억3000만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자본금은 6억3000만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반면 자본총액은 2022년 -6168만원에서 2023년 7억5390만원으로 오른 뒤 지난해 7016만원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자본총액보다 자본금이 많은 자본잠식 상태입니다. 지난해 기준 자산총액이 3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38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설립된 지 3년차인 자본잠식 기업이 업력 70년의 상장 제약사 경영권을 인수한 겁니다.
 
(자료=중소기업현황시스템)
 
이 회장이 재무 여력도 부족한 브랜드리팩터링에 최대주주 자리를 넘긴 이유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조카인 나원균 대표를 경영에서 배제하려는 의도만 엿보일 뿐입니다.
 
브랜드리팩터링 최대주주 등극이 이 회장과 나 대표의 경영권 분쟁에 기름을 부은 건 확실합니다. 둘 사이의 갈등을 보여준 대표적 예는 전날 올라온 횡령·배임 혐의 발생 공시입니다. 동성제약은 약 177억원대 횡령이 발생했다며 나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3인을 고소했습니다.
 
이에 앞서 이 회장은 나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 교체를 시도했고, 나 대표는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법원에 회생 개시를 신청했습니다.
 
동성제약은 브랜드리팩터링 지분 매입 배경과 이후 뒤따른 경영권 분쟁에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향후 진행 사항 등은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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