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일 "부산 상황이 심각하다"며 해양수산부(해수부) 이전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신도시 공급도 균형발전 차원 관점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대선 당시 공약한 5극3특 체제의 추진과 함께 '지방균형발전'의 중요성을 피력한 겁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당시)이 2022년 8월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해수부 표지석 제막식을 갖고 있다.(사진=뉴시스)
"해수부, 부산으로 옮기는 게 적절"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해수부를 부산으로 옮기겠다고 했더니 대전에서 일부 반발하고, 충남에서 반발하고 심지어 인천에서는 왜 인천으로 안 오고 부산으로 가느냐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부산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수도권에서 거리가 멀수록 매우 심각하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대전·세종·충남에 집중적으로 이전했는데 그중 하나 해수부가 부산에 있는 게 적정하며 특수하고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해수부 부산 이전에 반대해온 충청권과 인천 지역 일부 의견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해수부 이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는 "해수부 이전 가지고 여기저기서 말이 많은데, 국토 균형 발전은 매우 중요한 과제고 이를 위해서 중앙정부의 행정기관들을 세종 또는 충청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해수부 이전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습니다. 당시에도 이 대통령은 부산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해수부 이 과 국내 최대 해운사 중 하나인 HMM을 이전시켜 부산을 해양 강국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취임 직후에는 전재수 민주당 의원을 해수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하고, 연내라는 마감 시한까지 제시하며 해수부 이전 실현을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개최된 국무회의에선 "새로운 건물을 짓지 말고 공간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이전 시기를 앞당기라"고 지시했습니다. 부지 매입 등 해수부 이전에 허비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라는 취지입니다.
이재명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맡은 국정기획위원회(국정위) 역시 해수부 이전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출범 초기 해수부 이전을 신속추진과제로 채택된 바 있습니다. 조승래 국정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신속추진 과제 중 해수부 이전 등에 대해선 이미 조치가 완료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의 대형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사진=뉴시스)
수도권 신도시 개발에 '부정적'…"예정된 물량만 공급"
이 대통령은 지방균형발전에 공들이고 있는데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지역 우선 정책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습니다. 그는 "정책이나 예산 배분에서 지방 배려를 넘어 지역 우선 정책을 해야 약간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별 가중치 배분' 구상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도권 신도시 개발에 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습니다. 이 대통령은 "추가로 신도시를 만드는 일은 지방 균형 발전이라는 대한민국의 지속적 발전 전략이라는 측면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겁니다.
그러면서 "집이 부족하니까 있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소해서라도 신도시를 만들어 계속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일리가 있다"면서도 "지방 입장에서 보면 목마르다고 소금물을 계속 마시는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결국 수도권 과밀화를 억제하기 위해 추가 신도시는 고려하지 않되 예정된 물량에 한해 공급하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됩니다.
이 대통령은 지방균형발전의 일환으로 대선 당시 공약한 '5극3특'(5대 초광역권·3대 특별자치도)을 통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는 "수권 1극 체제를 부·울·경(부산·울산·경남)과 동남권, 충청권, 호남권, 대구·경북권을 포함해 5극으로 하고 제주·강원·전북 3곳은 특별자치도로 정하는 지방균형발전의 핵심 정책"이라며 "정책과 재정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