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올 상반기(1~6월)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가 수입차 4위를 달성했습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99%가 하이브리드 차종인 렉서스는, 하반기에도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강세일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시장 내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렉서스 코리아 ES 300h 외관. (사진=렉서스)
1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렉서스는 올해 상반기 총 7594대를 판매해 수입차 브랜드 4위에 올랐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3% 성장한 수치입니다. 지난 2020년 8위에서 6위, 5위로 꾸준히 상승세를 타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4위까지 올라서며, 지속적인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렉서스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끄는 핵심 요인은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렉서스 차량의 99%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엔진)을 탑재하고 있어, 연비 효율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합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 친환경 트렌드에 맞춘 전략적 접근이 성공을 거둔 사례로 분석됩니다.
렉서스는 지난 2006년 국내에 하이브리드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RX400h를 도입하면서 하이브리드 시장을 선도했습니다. 당시는 하이브리드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고, 정부 지원금도 없던 시절입니다. 국내에서는 3년 뒤인 2009년 현대차가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개발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졌습니다.
디 올 뉴 LM 500h 실내. (사진=렉서스)
2006년부터 올해까지 하이브리드 차종을 늘려 온 렉서스는, 현재 판매하고 있는 7개 차종 중 전기차인 RZ450e를 빼곤 모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시장이 하이브리드 선호로 바뀐 상황에서 소비자의 매력적인 선택지 가운데 하나가 된 배경입니다.
다량의 베스트 셀링 모델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부진 호텔 신라 사장이 주로 탔던 것으로 알려진 렉서스 LS500h, 수입차 시장에서 단일 차종 3, 4위에 오르던 ES300h, 준대형 SUV RX 등 세단과 SUV 모델 등 다양한 종류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중위권 수입차 브랜드 간 순위 변동이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는 전동화 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최근 몇 년간 수입차 시장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의 변화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하이브리드 기술에 집중해온 것이 렉서스의 경쟁 우위를 낳은 배경입니다.
뉴 제너레이션 RX 450h+. (사진=렉서스)
업계에서는 렉서스의 이 같은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수입차 3위 달성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3위를 기록하고 있는 테슬라는 지난 △3월 2591대에서 △4월 1447대 △5월 6570대 △6월 6377대로 ‘롤러코스터’ 판매 흐름을 보이며 3위 수성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하반기에도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수요가 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또한 렉서스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주를 이룬 렉서스가 공급만 잘 받쳐준다면, 4위 수성은 물론 3위까지 노려볼 만하다”고 했습니다.
렉서스는 올 하반기 별도의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만큼 전체 차종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세단 ES300h와 SUV NX350h 등 기존 주력 모델 중심으로 판매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출시한 대형 SUV LX700h와 플래그십 MPB LM 500h 등 트림에 따라 2억원이 넘는 럭셔리 차량도 라인업에 포함돼, 선택 폭이 다양합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