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삼각동맹’ 날개…더 높이 나는 SK하이닉스

엔비디아, 시총 4조 돌파…세계 최초
TSMC, 4~6월 매출액 43조원 돌파
하이닉스, 2분기 실적 발표 전 청신호

입력 : 2025-07-11 오후 3:53:25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인공지능(AI) 시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HBM 삼각동맹’이 승승장구하는 양상입니다. 설계를 담당하는 엔비디아, 양산을 맡은 TSMC,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가 그 주인공입니다. 앞선 두 기업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오는 24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가 또 한번 역대급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엔비디아 건물에 로고가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4조달러(약 5500조원)을 돌파하며 고공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지난해 12월 3조7300만달러(약 4125조4003억원)를 기록하는 등 근접한 기록은 있지만, 전 세계 상장 기업 중 시총 4조를 넘은 것은 엔비디아가 처음입니다. 지난 1분기 매출 441억달러(약 60조6463억원)에 순이익 188억달러(약 25조8537억원)를 달성하는 등 계속된 성공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나아가 엔비디아의 상승세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입니다. 엔비디아의 신제품 GPU ‘블랙웰’의 하반기 공급 확대, ‘블랙웰 울트라’ 양산 본격화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내년에도 ‘루빈’ 등 차세대 AI 가속기 출시가 예정된 만큼 시장의 기대치도 높습니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향후 18개월간 시장의 초점은 시총 5조달러(약 6800조원) 달성 여부에 맞춰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엔비디아가 4조달러를 달성하기 전부터 “여름이 가기 전에 4조달러, 향후 18개월 내에 5조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21년 10월 대만 신주의 TSMC 본사 건물에 로고가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엔비디아의 호조에 힘입은 TSMC도 시장의 예상치를 넘는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TSMC는 올해 4~6월 매출액이 9338억대만달러(약 43조8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38.6% 오른 수치입니다. 1월부터 6월까지의 수익은 1조7730억5000만대만달러(약 83조2092억원)입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40.0%가 오른 셈입니다.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AI 수요 급증에 따른 결과였습니다. 
 
AI 가속기 공급망 삼각편대 중 두 곳에서 긍정적 지표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SK하이닉스의 성과도 긍정적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HBM 중 상당수가 엔비디아로 향하면서, 양사는 연동되는 흐름을 보여왔습니다. 지난 1분기 SK하이닉스 매출 17조6391억원 중 HBM 매출이 6조2089억원이었던 점도 양사의 경제지표가 연동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SK하이닉스 본사. (사진=뉴시스)
 
이러한 호조에 힘입어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의 2분기 전망에 기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 20조4384억원, 영업이익 8조9734억원이었습니다. 각각 전년 대비 24.2%, 63% 증가한 수치입니다. 
 
계절의 영향을 받는 데다 미국의 중국 수출 규제까지 겹쳐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는 2분기에도 호조가 예상되면서 양사 간 실적 격차도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으로, 양사의 격차는 2배 가까이 벌어지는 셈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범용 메모리를 주력으로 할 땐 삼성전자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지만, HBM에 집중한 후로는 엔비디아와 유사해졌다”며 “엔비디아의 성적이 긍정적이고 증권사의 평가도 올라가고 있는 만큼 실적 공개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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