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한·미 관세 협상이 마감 시한인 2주 내로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 측은 관세 협상 부결 시 25%의 상호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압박하는 상황입니다. 우리 정부는 통상·투자·구매·안보를 한데 묶는 '패키지 딜'에 방점을 찍고 미국과 물밑 협상 중입니다. 조 후보자도 패키지 딜을 좋은 협상 전략의 하나로 염두에 두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차후 외교부의 대미 협상의 일환으로 패키지 딜이 '부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윈-윈하는 방안 만들어낼 것"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는 17일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실시했습니다. 이날 오전 국회 외통위 인사청문회 질의 시간에선 한·미 관세 협상이 주요 화두였습니다.
조 후보자는 이용선 민주당 의원의 '8월1일 전에 관세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2주 내 미국과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우리가 가진 강점을 잘 활용하고 전략적 대응을 하면 짧은 기간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고 한국과 미국이 윈-윈(win-win)하는 방안을 만들어낼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패키지 딜에 관해선 "다양한 방법과 우리 강점을 잘 활용해서 하나의 패키지로 만들어놓는 게 좋은 협상 전략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고 언급했습니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윈-윈 딜(거래)을 싫어한다'고 지적했는데요. 조 후보자는 "그럼에도 만족시킬 수 있는 부분은 만족시키면서 우리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미국으로부터 받아낼 수 있는 것은 받아내는 전략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조 후보자는 앞선 모두발언에선 국익 중심 실용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외교부 장관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지면 국민주권정부의 외교 비전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익 중심 실용 외교로 주변 4국(미국·일본·중국·러시아)과 관계 발전을 이끌어내고 미국과는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과 동맹 현대화…주변 4국과는 관계 개선"
미국과 관계에 관해선 "(미국의) 관세(조치)와 동맹 현대화와 같은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경제·군사·안보·첨단 과학기술을 비롯한 모든 분야의 협력 확대를 추진하겠다"며 "국익 중심 실용 외교로 주변 4국(미국·일본·중국·러시아)과 관계 발전을 이끌어내고 미국과는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습니다.
미국의 전방위적 관세 압박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시한 내인 8월1일까지 양측의 협상이 부결되면 한국산의 모든 제품에 상호관세 25%를 적용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고심 끝에 우리 정부가 패키지 딜을 미국 측에 역제안하며 관세 협상 전략 수정에 나선 배경입니다.
특히 안보 사안에 관해 양국이 협의하지 않고는 관세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현실론이 제기됐는데요. 우리 정부가 패키지 딜로 선회한 이유도 미국이 안보 비용을 새 기준으로 제시한 상황에서 내줄 것은 내줘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안보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방위기 분담금 등을 충분히 내는 것을 부각시키며, 조선·반도체 등 첨단 산업 등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조 후보자가 새로운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패키지 딜을 활용해 미국과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