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우회 사용 노리는 배달앱…'현장 결제' 경쟁

배민, '만나서 결제' 신설…땡겨요는 지역화폐 지원 강점
요기요도 일부 가맹점 참여…쿠팡이츠는 구조적 한계로 수혜 불가능
소비쿠폰 효과 '단기적' 전망… 서비스 품질이 장기 성패 좌우

입력 : 2025-07-22 오후 3:54:15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을 시작하면서 배달앱 시장 경쟁이 또 한 번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앱 내 결제에서 소비쿠폰 적용이 가능한 공공배달앱과 달리 그렇지 못한 민간 배달앱들은 현장 결제라는 우회 경로를 대응 전략으로 내세우는 모습입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은 21일부터 시작돼 신청 다음 날인 22일부터 순차 지급되고 있습니다. 소비쿠폰은 최대 55만원까지 지급되며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해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배달앱 중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곳은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공공배달앱 '땡겨요'입니다. 땡겨요는 지역화폐 결제를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지역 화폐 형태로 소비 쿠폰을 받는 경우 앱 내 결제가 가능합니다. 
 
땡겨요는 지역화폐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워 서울시와 공동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지역화폐 결제가 불가능한 민간 배달앱은 '현장 결제'라는 우회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배달 주문 후 매장에서 직접 결제하거나 배달 라이더를 만나 가맹점 자체 단말기를 사용하면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배달의민족'은 최근 앱 메인 화면에 '만나서 결제' 카테고리를 신설해 소비쿠폰 사용 접근성을 강화했습니다. 배민은 약 20만 곳의 가맹점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소비쿠폰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앱 UI를 개편하고 사용법을 안내하는 등 마케팅에 나서고 있습니다. 
 
'요기요'도 일부 가맹점에서 '만나서 카드 결제' 방식을 통해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다만 별도의 프로모션 없이 현장 결제 방식을 유지해 뚜렷한 점유율 확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쿠팡이츠의 경우 이번 소비쿠폰 경쟁에서 사실상 소외된 형국입니다. 쿠팡이츠는 주문부터 결제, 배달까지 일원화된 시스템으로 운영돼 고객이 직접 매장을 방문해 결제하는 방식이 불가능합니다. 현장 결제를 활용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로 이번 경쟁에서 상대적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배달앱 시장에선 1위 배민을 쿠팡이츠가 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그 뒤를 요기요, 땡겨요가 잇고 있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6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배민 2229만명, 쿠팡이츠 1125만명, 요기요 470만명, 땡겨요 164만명 수준입니다. 소비쿠폰의 효과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일부 시장 순위에 변동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소비쿠폰발 배달 수요는 일시적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소비쿠폰이 종료되면 현장 결제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 매출 증가를 가져올 수 있으나 6개월 이후까지 연결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며 "결국 소비쿠폰으로 소비자가 경험을 할 때 만족스러운 서비스가 동반되느냐가 6개월 뒤에도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을 시작한 가운데 주민센터에 시민들이 모여 서 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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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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