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통큰 치킨' 8일만에 판매 중단

입력 : 2010-12-13 오전 10:15:10
[뉴스토마토 이자영기자] 한마리 5000원이라는 파격가로 화제가 됐던 롯데마트 '통큰치킨'이 판매 중단된다.
 
롯데마트 측은 13일 열린 동반성장위원회에서 '통큰 치킨' 판매를 오는 16일부터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는 "주변 치킨 판매점의 존립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불가피하게 판매중단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롯데마트가 지난 9일부터 판매한 '통큰 치킨'은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의 호응과 관련업계의 우려를 동시에 받았다.
 
통큰 치킨의 가격은 한마리 5000원. 메이저 프랜차이즈업체의 치킨 가격 1만3000~18000원, 영세업소 7000~9000원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가격이다.
 
통큰 치킨은 소비자들의 열광적인 반응과 동시에 대기업인 롯데가 치킨 판매에까지 뛰어들어 영세상권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거센 지적이 일었다.
 
프랜차이즈업체들과 영세업체들은 '롯데의 저가 치킨은 영세자영업자 죽이기'라며 롯데마트 주변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불공정거래 논란도 일었다.
 
한국 프랜차이즈협회는 BBQ, 교촌치킨, 굽네치킨 등을 대표해 1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롯데마트를 부당염매로 제소할 예정이었다.
 
부당염매란 다른 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해 상품을 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앞서 공정위는 롯데마트의 치킨 판매 행위가 부당염매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통큰 치킨'의 가격은 원가 절감의 결과이지, 일시적인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억지로 원가보다 낮춘 액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통큰 치킨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자 결국 롯데는 판매중단을 결정했다.
 
롯데 마트는 통큰 치킨은 배달을 하지 않고 방문 고객에게만 판매하는 상품으로 하루 평균 300마리 밖에 팔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배달 위주의 치킨 업체들과는 다른 시장을 갖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 통큰치킨이 단기간에 원가 이하로 판매해 고객을 유인하는 '미끼상품'이라는 지적에 "통큰 치킨은 사전 대량 물량 기획과 기존 설비를 이용해 원가를 줄여 일년내내 판매하고자 한 저마진 판매전략의 일환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롯데마트는 "당사의 생각과는 달리 주변 치킨가게의 존립에 영향을 준다는 여론에 대해 고민한 결과, 불가피하게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시중 절반가 이하 판매가로 '치킨 원가'부터 '대기업과 영세자영업자 대결' 논란까지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통큰치킨은 8일만에 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다음은 롯데마트 통큰치킨 판매 중단 전문이다.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을 사랑해주신 고객 여러분께
 
롯데마트는 12월 16일부터‘통큰치킨’의 판매를 중단키로 했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용, 반영하는 차원의 결정이었습니다.
 
이달 9일부터 당사가 판매한 ‘통큰치킨’은 가치있고 품질 좋은 상품을 판매해 서민에게 혜택을 주고 한편으론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대형마트의 본질’에 충실하고자 개발된 상품 중의 하나였습니다.
 
일부에서는 ‘통큰치킨’에 대해 ‘미끼상품’이라고 폄하하기도 합니다만 단기간에 원가 이하로 판매해 고객을 유인하는 속칭 '미끼상품'과는 다릅니다. ‘통큰치킨’은 사전 대량 물량 기획과 기존 설비를 이용해 원가를 줄여 일년내내 판매하고자 한 저마진 판매전략의 일환이었습니다.
 
더구나, ‘통큰치킨’은 배달은 하지 않고, 방문고객에만 판매하며, 튀기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점별 하루 평균 300마리 밖에 팔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원하는 시간에 콜라, 치킨무, 할인쿠폰, 각종 소스 등을 함께 배달해주는 기존 치킨업소와는 분명 시장 차별적 요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조건에서의 비교를 통해 주변 치킨가게에 영향을 준다는 비판은 참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사의 애초 생각과는 달리 주변 치킨가게의 존립에 영향을 준다는 일부 여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결과, 불가피하게 판매 중단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정과 이유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책임이 큰 기업으로서 단 기간내 고객과의 약속을 번복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더욱 신중하고 철저하게 준비해 더욱 성장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10월, 배추 한포기에 15,000원이 넘던 ‘배추파동’ 때 가격 안정을 위해 업계 최초로 롯데마트가 수입한 중국산 배추를 사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2,500원짜리 배추를 사기 위해 줄 서 계셨던 아주머니’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손주를 위해 오랜 시간 줄 서 5,000원짜리 ‘통큰치킨’을 사시고 즐거워 하시던 할아버지의 모습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번 ‘통큰치킨’의 판매중단을 교훈 삼아, 가치있고 품질 좋은 상품을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 고객에게 혜택을 드리기 위한 ‘롯데마트의 상품혁명’이 결실을 얻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지속적인 공급을 위해 준비한 ‘통큰치킨’ 약 5만마리는 연말까지 각 점포 인근에 거주하는 불우이웃에 기부하겠습니다.
 
통큰치킨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사회적 갈등 등으로 인해 판매를 중단하게 된 것에 대해 고객 여러분의 이해와 용서를 부탁드립니다.
 
고객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뉴스토마토 이자영 기자 leeja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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