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재개·실적 개선…토종 이커머스 회복 '속도'

티몬 11일부터 영업 재개
11번가는 실적 개선 주력…G마켓도 합작법인 심사 대기
토종 업체, 재도약 위한 전기 마련

입력 : 2025-08-05 오후 3:20:35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오랜 기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토종 이커머스 시장이 최근 조금씩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수년간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체제가 나날이 공고화하는데다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염가 공습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토종 이커머스 기업들의 운신 폭은 점점 좁아지는 분위기였는데요. 
 
하지만 양강 체제 지속이 건전한 이커머스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과 C커머스의 안전성 이슈 등이 불거지면서, 다양한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요구 역시 커지는 추세입니다. 이 가운데 티몬이 사업 중단 이후 약 1년 만에 공식 영업 재개를 결정하고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온 11번가가 실적 개선에 성공하는 등, 조금씩 토종 이커머스 업체들이 재도약을 위한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영업 재개일을 오는 11일로 확정했습니다. 이는 티몬·위메프(티메프)의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가 발생한 지 1년 만의 일입니다. 티몬은 오픈 일정 확정과 동시에 입점 셀러들에게 공식적으로 관련 사항의 안내에 나섰습니다. 셀러들에게 3~5%의 수수료로 계약을 진행하고, 익일 정산 시스템을 도입해 셀러의 현금 유동성을 지원한다는 방침입니다. 
 
티몬은 단순한 공지를 넘어 리오픈에 나설 수 있는 실질적 체계 구축 마련에도 나선 실정입니다. 실제로 티몬은 1차 회생채권에 대한 변제를 90% 이상 마쳤는데요. 세부적으로 4일 기준 티몬은 변제 대상 2만7082건 중 2만5027건(92.5%)에 대한 지급을 끝냈고, 티몬캐시(적립금) 변제 대상 21만5589건 중 20만5213건(95.2%)에 대해 지급을 마무리했습니다. 
 
다만 법원의 회생계획안 강제 인가로 회생채권 변제율은 0.75%에 불과해, 기존 피해자들의 원성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소비자의 신뢰 회복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티몬 관계자는 "철저한 내부 재정비를 거쳐 소비자 신뢰 회복과 셀러와의 관계 복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본격적인 시장 재도약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K스퀘어 자회사인 11번가는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며 경쟁력을 키우는 모습입니다. 11번가는 오픈 마켓과 리테일 운영 효율화를 통해 성공적인 턴어라운드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도 세웠는데요. 
 
이 같은 기조에 힘입어 11번가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97억원으로, 전년 동기 195억원 대비 약 50% 개선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오픈 마켓 부문의 경우 지난해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1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습니다. 
 
아울러 11번가의 이용자 수도 증가하는 모습인데요. 애플리케이션(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6월 11번가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1번가가 829만명으로 1위인 쿠팡(3395만명), 알리익스프레스(905만명) 뒤를 이어 3위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편 신세계그룹의 G마켓은 지난해 말 알리바바그룹의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50대 50의 합작법인인 '그랜드오푸스홀딩' 설립에 합의한 바 있는데요. 
 
이례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고 있지만, 조만간 합작법인이 출범하면 G마켓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역직구 콘텐츠를 강화하고 알리바바는 G마켓의 물류센터 인프라를 활용하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토종 이커머스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선두권 대비 규모에서 밀리는 것이 사실"이라며 "티몬을 비롯한 토종 업체들은 오랜 기간 고유의 확보해온 고유 킬러 콘텐츠들을 토대로 코어 고객층 집중 공략에 나서는 것이 회복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티몬 건물에 걸린 티몬 간판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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