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가대표 인공지능(AI)을 개발한 정예팀 5곳 선발에서 탈락한
KT(030200)가 AI 사업 주요 사업 전략으로 글로벌 협력을 내세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팔란티어와 협력을 통해 부족한 역량을 채운다는 계획입니다. 동시에 자체 모델 개발과 서비스 혁신에 AI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11일 진행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MS와의 파트너십, 팔란티어와 독점적인 솔루션 공급 계약을 통해 부족한 역량을 채우고, 이를 기반으로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나 한국형 챗GPT 같은 서비스를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자체 개발한 믿음을 2.0 버전으로 지속 개선해 멀티 모델 전략을 선보이겠다고 자신했습니다. 장 전무는 "믿음:2.0을 지속 개선해 이용자에게 다가갈 것"이라며 "라마와 같은 오픈 모델을 활용해 AI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네트워크와 미디어 등에 AI 서비스 접목도 확대합니다. 장 전무는 "인터넷(IP)TV 셋톱박스에 MS의 AI 에이전트를 적용하거나 기지국 운영 효율화를 위해 AI 기반 혁신을 접목하는 것도 전략적 차원에서 준비하는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의 모습. (사진=뉴시스)
AI 3단계 전략과 함께 KT는 하반기 실적도 현 추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KT는 이날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14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105.4% 증가했습니다.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4687억원을 기록, 30.6% 늘어났습니다. 장 전무는 "2분기 일회성 요인으로 큰 실적을 내긴 했지만, 별도 기준으로도 상당히 좋은 실적을 달성했다"며 "인력 개선 효과로 인건비가 잘 관리되고 있고, 5G 투자도 다 상각됐기 때문에 감소 추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단말기 유통법(단통법) 폐지에 따른 마케팅비 상승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장 전무는 "최근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이 출시됐지만 시장에서 우려할 만한 보조금 과열 경쟁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본다"며 "아이폰 출시로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도 있지만, 5G 보급률이 80% 정도로 높아졌고, 단말기 교체 주기도 장기화됐으며, 통신사업자들이 AI 투자에 전념해야 하기에 장기적으로 (마케팅비) 경쟁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배당 정책은 현 추세를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KT는 1분기와 2분기 분기 배당을 시행, 각각 1주당 600원을 결정했습니다. 장 전무는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안이지만, 실적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한 3분기와 4분기에도 이 정도 배당이 진행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KT는 지난해 배당금으로 4915억원이 투입했는데, 올해는 5800억원가량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의 모습. (사진=뉴시스)
한편 KT는 2분기부터 컨퍼런스콜을 재개했습니다. 앞서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을 진행하지 않았고, 시장과 소통 창구를 줄이는 것 아니냐는 본지의 지적에 "올해 컨퍼런스콜 대신 기관 투자자 대상 콥데이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상장 이후 대부분의 실적을 올리며 실적에 대해 적극 소통하고 있고, 콥데이 후 애널리스트들이 리포트를 통해 충분히 내용을 담아낼 텐데, 소통을 다각화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이란 것이 당시 해명이었습니다.
KT는 이날 30분가량 컨퍼런스콜을 진행하면서 15분은 실적 설명을, 15분은 질의응답에 할애했습니다. AI 사업 방향성과 단통법 폐지 이후 시장 전망에 대한 질문과 두 번째 질문으로 하반기 실적 전망과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KT 관계자는 "개별 애널리스트를 만날 수는 있지만 크게 진행되는 콥데이는 1년에 한 번밖에 진행이 안 돼 1년 내내 주주와 소통하지 않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대선 전 발표된 1분기 실적에서는 불편한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했지만 정권이 바뀌었고 이재명 대통령이 소액주주 권리 강화 등도 주문하고 있어 기존 방향을 고수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