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혈압 잡고 심장 지키는 1위 식단은 DASH"

US 뉴스앤월드리포트 2025년 식단 평가
고혈압 심층 기획 시리즈 ④

입력 : 2025-08-14 오전 9:49:43
챗GPT가 만든 DASH 식단 이미지.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혈압관리에서도 일상 식습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혈압에 가장 좋은 식단은 무엇일까. 우리만큼이나 미국인들의 관심이 큽니다. 올해 1월 미국 ‘U.S. 뉴스앤월드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 2025년 식단 평가에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개발한 DASH 식단이 ‘혈압에 좋은 식단’과 ‘심장 건강 식단’ 부문 1위를 차지했습니다.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는 우리말로 직역하면 ‘고혈압을 막기 위한 식이 접근법’입니다. 20년 전 고혈압 치료 목적으로 탄생한 이 식단은 여전히 수많은 전문가로부터 ‘가장 과학적이고 실천 가능한 식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고혈압을 겨냥한 ‘임상시험’을 거쳐 만들어진 식단
 
DASH 식단은 1990년대 후반,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NHLBI)가 주도한 임상연구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당시 연구진은 고혈압 환자 수백 명을 대상으로 식단을 설계했고, 단 몇 주 만에 수축기 혈압이 평균 5~6mmHg, 이완기 혈압이 3mmHg 이상 낮아지는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특히 나트륨 섭취를 줄인 ‘저염 식단(DASH-Sodium)’ 버전은 효과가 더 컸습니다. 하루 3450mg이던 나트륨을 2300mg 이하로 줄이자, 혈압 강하 폭이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혈압약 복용 없이도 수치가 뚜렷하게 떨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합니다. 
 
특정 식품에 대한 제한 없는 ‘균형 중심’의 설계
 
DASH 식단의 핵심은 칼륨·칼슘·마그네슘·식이섬유·단백질은 풍부하게, 나트륨·첨가당·포화지방은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건강을 생각하며 실천하는 분들에게는 새롭다고 보기 어려운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식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식: 현미·귀리·통밀빵 등 통곡물
▲채소·과일: 하루 4~5회 이상
▲단백질: 생선·닭가슴살·콩류·견과류
▲유제품: 저지방 또는 무지방 우유·요거트
▲조리법: 튀김보다 찜·굽기·볶기 활용
▲간식: 소금·설탕이 적은 견과류나 과일
▲허용 식품: 모든 음식 가능하지만, 가공식품·패스트푸드·당분 음료는 가급적 제한
 
이 식단에서 흥미로운 점은 특정 음식군을 ‘금지’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신, 양 조절과 식품군 비율을 철저히 관리합니다.
 
일상 속 DASH 식단 실천하기
 
미국의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하루 DASH 식단 샘플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와 같습니다. 아침은 ‘귀리죽 + 바나나 + 무지방 요거트’, 점심은 ‘현미밥 + 닭가슴살 샐러드 + 시금치나물’, 간식은 ‘아몬드 10알 + 사과’, 저녁은 ‘연어구이 + 찐 브로콜리 + 고구마’ 등입니다. 또한 음료는 물·허브티 위주, 카페인·당 음료는 제한하는 것입니다. 순서를 이대로 지킨다거나 음식량을 제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양이 적다면 위의 예시를 기본으로 해서 약간 추가한다든지, 상황에 맞게 다양하게 재구성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우리의 음식에서는 나트륨 함량이 높은 김치·장류·국물 요리의 양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물은 건더기 위주로 먹고, 간 조절은 레몬즙·허브·참기름 등으로 대체하면 좋습니다.
 
특히 최근의 여러 연구에서는 기존 DASH 식단에서 탄수화물의 10%를 단백질이나 불포화지방으로 바꾸면 혈압·혈당·체중 관리에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저탄수화물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어,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평생 전략’으로 삼을만한 DASH 식단
 
DASH는 U.S. 뉴스앤월드리포트의 2025년 식단 평가에서 ‘고혈압 식단’ 1위 외에도 당뇨병, 고콜레스테롤, 장 건강, 염증 감소, 관절염 완화, 뇌 건강과 인지기능, 정신 건강, 폐경기 건강 등 8개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미국 NHLBI 소속 연구원들은 “DASH는 단기 혈압 개선을 넘어, 장기적으로 심혈관질환·뇌졸중·치매 위험까지 낮추는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우리 식단은 전통적으로 채소와 곡물이 풍부하지만, 짠맛이 문제입니다. 국·찌개 간 줄일 수 있도록 소금 대신 다시마·멸치·표고버섯으로 감칠맛을 내거나, 김치 절임 시간 단축하는 것, 외식을 할 때 ‘싱겁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 저염 간장·된장을 사용하고, 채소·과일을 다양화하는 등의 식습관 지혜가 필요합니다. 특히 단순히 ‘소금을 빼는’ 것에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맛있게 싱겁게 먹는 조리법이 동반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DASH 식단은 유행하는 다이어트처럼 단기간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식단은 아닙니다. 오히려 혈압과 심장, 전신 건강을 지키는 평생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버드 의대는 DASH 식이요법을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훌륭한 방법”이라고 극찬하면서 “3주만 실천해도 수치 변화를 체감할 수 있고, 3개월 이상 지속하면 장기적인 건강 버팀목이 된다”고 DASH의 효과를 강조합니다.
 
참고로 U.S. 뉴스앤월드리포트의 2025년 식단 평가에서 ‘전반적인 최고의 식단(Best Overall Diet)은 5점 만점에 4.8점을 받은 지중해식 식단이었고, 여기서 DASHsms 4.6점으로 2위였습니다.
 
DASH Eating Plan 중의 하나. (사진=NIH 자료 캡처)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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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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