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4분기가 시험대…'도전'보다 '성공' 필요

2분기 영업익 5년 새 2090억→151억
신작 장기 흥행 줄줄이 실패
'아이온2'에 가이던스 실현 달려
서브컬처·슈터·캐주얼 클러스터 가동
AI·데이터로 투자 효율화

입력 : 2025-08-14 오후 2:38:22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엔씨소프트(036570)가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 체제 1년 반 동안 흥행작을 내지 못한 채 4분기 신작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엔씨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51억원으로 1분기 52억원에 이어 흑자를 냈습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1% 올랐습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사진=엔씨소프트)
 
고정비 감소…남은 건 신작 효과
 
박병무 대표는 이달 12일 실적 발표 당시 '리니지' 등 레거시 IP(지식재산권)만으로도 흑자를 냈다는 데 의의를 뒀습니다. 기존 게임 업데이트와 신작 '아이온2' 마케팅비 증가에도 이익 하락을 방어한 성과도 있습니다. 2분기 마케팅비는 전년 동기보다 34%, 전분기보다 75% 오른 234억원입니다. 
 
하지만 수천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던 시절과 비교하면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라는 게 시장의 평가입니다. 엔씨 2분기 영업이익은 2020년 2090억원, 2021년 1127억원, 2022년 1229억원, 2023년 352억원, 2024년 88억원으로 감소세가 뚜렷합니다. 지난해엔 고정비 감소를 위한 구조조정 영향으로 연간 적자 109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엔씨는 지난해 4000명대 중반이던 본사 인력을 3000명대로 줄이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과 분사를 단행했습니다. 올해도 인원 효율화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효율화 규모는 상반기 100명에 하반기 200~300명입니다. 
 
고정비 감축 이후 과제는 신작 흥행입니다. 엔씨는 공동대표 체제 이후 '배틀크러쉬'와 '쓰론 앤 리버티(TL)', '저니 오브 모나크' 등을 출시했지만 장기 흥행에는 실패했습니다. 
 
배틀크러쉬는 지난해 6월 100개국에서 앞서 해보기로 출시됐다가 11월 서비스를 마쳤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저니 오브 모나크는 이달 11일 기준 구글 매출 130위를 기록했습니다. '리니지M'도 중국 센추리 게임즈의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에 구글 매출 1위를 간간이 내주고 있습니다. TL은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10월1일 스팀 동시 접속자 32만6377명을 기록했지만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14일 기준 24시간 최고 동시 접속자는 1만450명입니다.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진=이범종 기자)
 
연간 흑자 조건 '아이온2'
 
엔씨는 2026년 미공개 게임을 포함한 신작 7개를 출시해 매출 가이던스 최대 2조5000억원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관건은 4분기 출시할 자체 개발 MMORPG '아이온2'의 흥행입니다. 이 게임이 장기 흥행하면 연간 실적 개선은 물론 2026년 자체 전망치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엔씨는 전작 아이온이 160주 동안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점과 FGT(포커스 그룹 테스트) 반응이 고무적인 점 등을 기대 요인으로 봅니다. 
 
2026년 1·2분기에는 슈터·서브컬처 클러스터 강화에 나섭니다. 엔씨가 투자한 빅게임스튜디오의 서브컬처 RPG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 미스틸게이즈의 슈터 '타임 테이커즈'가 연달아 출시됩니다. 분사 스튜디오 빅파이어 게임즈의 슈터 'LLL'은 2026년 중반 또는 3분기에 나옵니다. 
 
엔씨는 자체 보유 AI(인공지능) 기술과 데이터 경쟁력을 활용해 모바일 캐주얼 게임 클러스터도 가동합니다. 이를 위해 최근 모바일 캐주얼 센터를 만들고 이 분야 전문가 아넬 체만 전무를 영입해 센터장에 앉혔습니다. 
 
박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데이터센터와 AI 기술을 접목해서 일부 투자·퍼블리싱 하거나 M&A(인수합병)도 유연하게 전략을 바꿨다"며 "코어한 M&A도 하지만 애드 온 M&A도 진행해서 이분(아넬 체만)과 팀을 활용해 퍼블리싱하고 노하우를 습득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은 4분기 아이온2의 성과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12일 보고서에서 아이온2의 한국·대만 일평균 매출은 10억원, 2026년 하반기 출시할 글로벌판은 일평균 9억원 매출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2026년 엔씨가 연간 영업이익 3092억원을 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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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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