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이명신 기자]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 가전업체들이 연달아 신제품을 쏟아내면서, 한국 시장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로봇청소기 시장 내 한국 가전업체들의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청소기에 자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중국 브랜드 공세에 대항하고 있습니다.
드리미의 차세대 로봇청소기 매트리스 10 울트라. (사진=드리미)
중국 가전업체들은 이달 한국에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국내 시장 공세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중국 가전 회사인 드리미는 오는 21일 ‘2025 드리미 신제품 론칭쇼’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드리미는 이날 ‘매트릭스 10 울트라’와 ‘아쿠아 10 울트라 롤러’ 등 신제품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국내 시장에서의 성과와 내년 전략 등에 대해서도 공유합니다.
이달 말 출시되는 매트릭스 10울트라는 업계 최초 3종 걸레 자동 교체형 로봇청소기입니다. 청소 중 AI 시스템이 거실과 부엌, 화장실 등 공간에 따라 자동으로 적절한 물걸레로 전환하는 올인원 자동 관리 스테이션을 탑재해 공간별 청소 효율을 높였습니다.
모바(MOVA)도 오는 20일 미디어 콘퍼런스를 개최합니다. 드리미의 서브 브랜드였다 분사한 모바는 이 행사에서 신제품과 향후 전략 등을 함께 소개하며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중국 에코백스도 오는 25일 로봇청소기 ‘디봇 T30S 프로’의 차세대 제품인 ‘디봇 T50 프로 옴니’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로봇청소기 강자인 중국의 로보락은 그동안 상반기 주력형 모델과 하반기 보급형 모델을 출시해왔는데, 올해도 같은 기조를 유지할 전망입니다. 로보락은 내달 개최 예정인 ‘IFA 2025’에서 주요 제품들을 소개하고, 하반기에는 보급형 라인 ‘큐레보(Qrevo)’ 제품군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점유율은 로보락이 46.5% 수준으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약 10~20%대로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고전 중인 실정입니다.
LG전자 코드제로 AI 오브제컬렉션 로보킹 올인원. (사진=LG전자 홈페이지)
이에 한국 가전업계는 로봇청소기를 포함한 청소기 시장에서 보안과 AI를 강조하며 대응에 나섰습니다. LG전자는 올해 로봇청소기 신제품에 ‘LG 쉴드’를 처음 적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LG쉴드는 기존 보안 체계(LG SDL) 위에 별도 기술을 중첩 적용하는 방식으로 보안을 한층 강화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3월 ‘비스포크 AI’ 행사에서 공개한 2025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아직 출시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연내 출시 예정된 이번 신제품은 보안을 위해 ‘삼성 녹스’를 적용했고 이전 제품보다 흡입력을 두 배 강화한 게 특징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가 달린 로봇청소기는 집 곳곳을 누비기 때문에 소비자가 제일 걱정하는 부분은 보안인데 삼성과 LG전자 모두 뛰어나다는 게 중론”이라며 “개인정보를 어느 서버에 저장되는지, 그 정보를 업체만 사용하는지 등에 대한 약관이 중국 업체는 촘촘하지 않은 점이 단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틱형 무선청소기에서는 양사가 AI 기술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4월 AI로 사용 패턴을 분석해 청소기의 흡입력을 알아서 조절하는 무선청소기 ‘LG 코드제로 오브제컬렉션 A9 AI’를 출시한 바 있습니다. LG전자는 이러한 AI 기술로 배터리가 방전돼 청소를 끝내지 못할 때 가장 큰 불편함을 개선했습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제트 400W. (사진=삼성전자)
지난 3월 출시한 삼성전자의 신형 무선청소기 ‘비스포크 AI 제트 400W’는 청소 환경에 맞춰 흡입력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AI 모드 2.0’를 지원해 기존 마루와 카펫, 매트 등 바닥 인식에 더해 구석과 벽면 등 공간 형태를 추가로 구분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무선청소기는 흡입력의 문제, 그리고 전력을 무한정 당겨 쓸 수 없으니 얼마나 오래 가느냐의 싸움”이라며 “AI 기능을 활용해 사용자 편의성에 초첨을 맞춘 것이 국내 업체들의 장점”이라고 했습니다.
이승재·이명신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