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전력기기’, 철강 관세 여파에 현지화 전략 속도

변압기 제조 철강 관세 50% 부과
미 공장 생산량↑·가격 협상 검토

입력 : 2025-08-19 오후 3:59:15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변압기에 50% 철강·알루미늄 파생제품 관세를 부과하면서, 대미 수출이 높은 국내 전력기기 업계에도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 업체들은 관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 현지 공장의 생산량을 늘리는 등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됩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변압기. (사진=HD현대일렉트릭)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최근 발표한 무역확장법 232조에서 관세 적용이 추가된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407종 가운데 전기강판 등 변압기 제조에 필수적인 소재·부품들이 포함됐습니다. 이번 조치에 포함된 방향성 전기강판은 변압기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주요 품목입니다. 
 
특히 이 전기강판은 미 현지 생산량이 적어 수급에 관세 부담이 클 것이란 분석입니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국으로 변압기 수출을 많이 하는 만큼 영향이 클 것”이라며 “제품마다 소재·부품 함량을 따져봐야 알겠지만, 워낙 철강 비중이 높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상무부는 용량 기준 1만킬로볼트암페어(kVA)를 초과하는 유입식 변압기와 관련 부품을 고율관세 대상으로 추가했습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기준 변압기 등의 품목에 대한 미국의 대한 수입액을 6억달러(약 8310억원)로 계산했습니다. 
 
이에 국내 전력기기 업계는 미 현지의 공장을 중심으로 관세에 대응할 방침입니다. 미국 앨라배마주에 공장을 둔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1월 공장 증설을 위해 1850억원을 들인데 이어 최근 증 추가 증설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7년부터 증설된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현지 생상량을 늘릴 전략입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6월부터 미국 테네시주 공장의 설비 증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연간 100대 미만이던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160대 수준으로 키우기 위한 투자로 4900만달러(약 700억원)를 투입했습니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미국 멤피스에 현지 공장이 있고, 한국 공장의 변압기 수출이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관세) 타격이 제한적”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철강 소재에 대한 현지 공급망 확대에도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조치에도 미국의 관세 조치가 당장 시행되는 만큼 일부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물량 등에 대한 단기적인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체들은 현지 공장의 생산량 증가 외에도 수입 업체와 가격 협상을 통해 부담을 줄일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등 미 현지에 공장이 있는 업체들은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적으로 고객사와 관세 부담액에 대한 가격 협상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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