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실적 악화에 희망퇴직…하반기 전망도 ‘흐림’

MS본부, TV·모니터 생산량과 공장 가동률↓
냉장고·에어컨 등 철강 파생제품 50% 관세
“하반기 가전 관세·환율 리스크 대응 중요”

입력 : 2025-08-21 오후 2:56:14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상반기 실적에 심한 타격을 입은 LG전자가 희망퇴직자를 받고 있는 등 긴축경영에 돌입했습니다. 특히 지난 상반기 가장 큰 관세 충격을 받은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 사업본부의 부진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미 행정부가 냉장고와 세탁기에 이어 최근 에어컨까지 철강·알루미늄 파생제품으로 여기며 최대 50%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나머지 사업부까지 LG전자의 적신호는 꺼지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전자 트윈타워. (사진=연합뉴스)
 
21일 LG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MS사업부의 올해 TV와 모니터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모두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 TV 생산량은 788만3000대로 지난해 말 기준(1999만9000대) 대비 약 1211만대 이상 감소했습니다. 전년 동기(939만8000대)와 비교해도 151만대 이상 줄어든 규모입니다. 모니터 생산량 역시 지난 상반기 말 기준 256만8000대로 전년 말(553만대)보다 절반 이상 하락했고, 전년 동기(304만5000대) 대비로도 48만대 정도 낮아졌습니다. 
 
두 제품의 공장 가동률도 전년보다 낮아진 수준입니다. MS사업부의 상반기 말 TV 공장 가동률은 64.6%로 전년대비 7.1% 줄었습니다. 모니터 공장 가동률 역시 전년인 83.2%에서 지난 상반기 49.3%로 급락했습니다. 
 
이러한 탓에 MS사업부는 LG전자의 지난 2분기 실적에서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솔루션(HS) 사업본부와 전장 사업을 하는 비히클솔루션(VS) 사업본부, 에어컨 사업을 영위 중인 에코솔루션(ES) 사업본부에서 매출액이 상승하는 성과를 보인 반면, 그동안 효자 역할을 하던 MS사업부는 매출액 4조3934억원과 영업손실 191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TV 판매 감소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오른 결과인데, 이로 인해 LG전자의 2분기 전사 실적은 전년보다 반토막 수준인 매출액 20조7352억원, 영업이익이 639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4%, 46.6% 감소한 수치입니다. MS사업부의 부진과 경쟁력 강화를 강화 등의 이유로 LG전자는 현재 만 50세 이상이거나 장기간 성과가 낮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자를 접수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LG전자 관계자는 “MS사업본부 구성원 가운데 만 50세 이상이거나 수년간 성과가 낮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며 “이번 희망퇴직은 철저히 본인이 원하는 경우를 전제로 진행되며 근속 및 정년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최대 3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 등을 지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청자에 따라 희망퇴직은 다음 달 진행될 예정입니다. 
 
다만, LG전자가 선방해온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사업조차 하반기 상황이 녹록치 않습니다. 미 상무부는 지난 6월부터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철강·알루미늄 파생제품으로 분류하고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미 행정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파생상품 목록(407개)을 대거 추가하면서 공조기(에어컨)까지 포함됐습니다. 
 
관련해서 LG전자의 3분기 예상 실적도 암울합니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21조2614억원, 6131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 18.4% 내려간 규모입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와 비교해도 4.1% 하락한 정도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의 계속되는 확장 추세에 따라 오는 여파를 주시해야 한다”며 “가전 사업도 관세와 환율 리스크를 어떻게 대응할지가 하반기에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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