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초고액자산가 시장의 성패는 차별화된 솔루션과 신뢰에 달려 있다."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투자증권에서 만난 안병원 한국투자증권 GWM(Global Wealth Management)컨설팅부장은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한 명의 고객, 하나의 가문을 상대로 팀워크를 발휘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GWM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GWM은 금융·세무·부동산 전문가가 협업하는 컨설팅 조직으로 30억원 이상 자산가를 전담 관리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초고액자산가 수가 618명 늘고 개인 자산이 9조8500억원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며 시장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2020년 3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전담 조직인 GWM전략담당은 2020년 GWM전략부와 자산승계연구소로 운영됐으나 2023년 말 고액자산가 서비스 강화를 위해 패밀리오피스부와 GWM컨설팅부로 개편됐습니다.
안병원 한국투자증권 GWM컨설팅부장. (사진=뉴스토마토)
현재 GWM전략담당은 신경애 상무가 총괄하고 있으며 글로벌솔루션팀·세무자문팀·부동산자문팀 등 3개팀, 총 13명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세청 출신 세무사, 국내외 회계사, 감정평가사,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이 협업해 금융·세무·부동산 이슈에 대응합니다. 패밀리오피스부는 6명 내외로 운영되며 매년 10개 가문을 선발해 가업 승계·상속·라이프 케어를 포함한 밀착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특히 고액자산가 컨설팅을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는 체계를 운영하는 것은 대형 증권사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안 부장은 "투자를 중심으로 세무와 부동산까지 연결한 컨설팅이 한국투자증권만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말했습니다.
안 부장은 운용사에서 상품 개발을 맡으며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를 넓혔고 이후 증권사에서 상품 기획과 PB 업무를 담당하며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다양한 자산관리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현재는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초고액자산가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PB로서 고객을 직접 만나며 얻은 경험을 본사 컨설팅 조직 운영에 접목하고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이해하고 전문가들을 조율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투자·세무·부동산을 '한 테이블'로…원스톱 서비스와 디지털 접점
한국투자증권은 초고액자산가의 복잡한 자산관리를 한 번에 해결하는 '원스톱 컨설팅'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세무, 부동산, 금융 전문가가 팀을 이뤄 지방 지점 고객까지 직접 찾아가거나 디지털 상담으로 대응하는 방식입니다. 건물 매각을 예로 들면 세금 산출, 가치 평가, 매각 대금 운용, 증여 플랜까지 한 번에 설계하는 식입니다. 이를 통해 투자·세무·부동산을 한 테이블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안 부장은 "별도 수수료는 받지 않으며 가업 승계 특례나 가족법인 설립처럼 외부 전문 기관이 필요한 경우에만 제휴 견적을 제공해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앱 'GWM 라운지'를 통해 디지털 채널 강화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젊은 신흥 부자들은 대외 노출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화상 세무 상담이나 디지털 콘텐츠 제공을 통해 접점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제휴 확대…아시아 최고 종합 금융사 도약 목표
초고액자산가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됩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발간한 '2025 세계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100만달러 이상 자산가는 130만명으로 전 세계 11위를 차지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발표한 'Global Wealth Report 2025'에서도 아시아 지역은 향후 5년간 33조달러의 부가 축적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연간 9% 성장이 예상돼, 북미(4%)나 서유럽(5%)보다 두 배 가까이 빠른 확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런 흐름에 맞춰 글로벌 금융사들과의 협업을 강화하며 글로벌 자산관리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 칼라일그룹, 캐피탈그룹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포트폴리오 라인업을 넓혔으며 지난 7월에는 스위스 자산운용사인 UBP(유니온 방카르 프리베)와 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안 부장은 "UBS가 글로벌 웰스매니지먼트의 대명사라면 한국투자증권은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을 동시에 잘하는 아시아 최고 종합금융사로 자리매김하겠다"며 "개인뿐 아니라 법인, 퇴직연금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관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GWM이 회사 성장과 고객 만족을 견인하는 핵심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