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내년 예산 23.7조…"AI 예산 대폭 증액"

GPU·슈퍼컴 전방위 투자…AI G3 도약 노린다
인재 양성·공공 확산까지…AI 대전환에 주목

입력 : 2025-09-01 오전 11:58:04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내년도 예산안이 23조7000억원으로 확정됐습니다. 올해 추경 예산 21조원 대비 12.9%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인공지능(AI) 관련 예산이 전년 대비 대폭 증액됐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AI를 국가 미래 경쟁력의 핵심으로 보고 'AI 대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수치로 드러낸 것으로 분석됩니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AI 관련 예산을 3조4400억원에서 4조4600억원으로 늘렸습니다. 증가율은 29.7%에 달합니다. 정부 총 AI 예산 10조1000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규모로, 과기정통부가 사실상 AI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과기정통부 세종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증액된 예산은 크게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AI 인프라 확충, AI 핵심기술 개발, AI 인재 양성, AI 활용 확산에 집중됐습니다. 특히 GPU 확보를 위한 투자가 눈에 띄는데요. 과기정통부는 추경을 통해 확보 예정인 GPU 1만3000장은 물론 내년에 9000장급 GPU를 탑재한 슈퍼컴퓨터 6호기를 구축하고, GPU 1만5000장 추가 확보 등 누적 3만7000장의 GPU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구축하고, 산학연 연구자들에게 컴퓨팅 자원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과기정통부가 GPU 추가 확보는 물론 슈퍼컴퓨터 구축에 집중하는 것은 AI 핵심 기반인 데이터센터·네트워크 인프라까지 확충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입니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미국, 중국에 이어 AI G3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을 담은 것인데요. 
 
AI 네트워크 기술 개발, 특화 AI 모델 개발, 데이터 스페이스 구축 같은 신규 사업도 편성됐습니다. AI-RAN 글로벌 선도 프로젝트, 고성능 AI(Hyper-AI) 네트워크 기반 조성 등도 내년부터 새롭게 추진됩니다. 단순히 GPU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 연구와 산업화를 위한 토대를 전방위적으로 다지겠다는 구상입니다. 
 
과기정통부 2026년도 예산안. (자료=과기정통부)
 
과기정통부는 AI 활용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만큼 차세대 핵심기술 확보에도 예산을 대폭 반영했습니다. 대표적으로 AI 반도체 실증 지원,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 피지컬 AI 선도 기술 개발 등이 있습니다. AI 반도체 예산은 984억원에서 1024억원으로 늘었고, K-클라우드 기술 개발에는 608억원이 투입됩니다. 
 
특히 피지컬 AI 선도 기술 개발은 신규 편성된 150억원 규모 사업으로, AI가 현실 세계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기술을 선도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 로보틱스 등 차세대 산업과 직결되는 분야입니다. 
 
AI 인재 확보 경쟁도 본격화됩니다. 내년 과기정통부는 AI 중심 대학 사업에 255억원을 편성하고, 스타 펠로우십 지원을 90억원에서 340억원으로 크게 확대했습니다. 또 해외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세종과학펠로우십 복귀트랙(260억원)과 AI 최고급 해외 인재 유치 지원(100억원)도 반영했습니다. 초일류 AI 핵심 인재 양성과 글로벌 인재 확보를 동시에 추진해 국내 AI 연구·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차원입니다. 
 
과기정통부는 AI 기본 사회 구현을 목표로 공공과 사회 전반의 AI 전환을 뒷받침할 계획입니다. 대표적으로 공공 AI 전환(AX) 프로젝트 예산은 3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세 배 이상 확대됐습니다. 광주, 대구, 전북, 경남 등 4개 지역에 AX 혁신 거점을 조성해 지역 균형 발전과 AI 확산도 추진합니다. 보안 역량 강화도 주목됩니다. AI 기반 침해 대응 체계 구축 예산은 5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늘었으며, 정부 내 AI 활용을 선도하기 위한 지능형 특화업무혁신 시스템 개발도 신규 반영됐습니다. 
 
내년도 예산은 AI에 집중됐지만, 과기정통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첨단바이오, 양자 등 넥스트 전략기술에도 과감한 투자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특히 AI를 바이오, 소재 연구에 접목해 연구개발(R&D)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신규 사업이 포함됐습니다. 예를 들어 AI 바이오 혁신 거점 조성(102억 원) 등이 대표적입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에 마련한 2026년 과기정통부 예산안은 AI와 과학기술을 혁신 성장의 양대 축으로 삼아 우리나라가 직면한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고 혁신 경제로 도약하겠다는 이재명정부의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며 "역대 최대 예산이라는 숫자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께서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조속히 보여드릴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핵심 사업들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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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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