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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에스티큐브(052020)가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넬마스토바트'의 개발 전략을 수정했다. 회사가 규명한 신규 바이오마커 선별 임상을 본격화해 임상 효율성을 높이고, 기존 면역항암제와 차별화를 통해 기술이전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번 전략 수정에 앞서 회사는 대규모 자금조달을 통해 약 4년 남짓의 캐시런웨이를 확보한 상태다. 지난 2017년 기술이전 계약 체결 이후 7년의 성과 공백을 안고 있는 회사가 이 기간 안에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에스티큐브 홈페이지)
소세포폐암 임상 IND 자진철회 후 비소세포폐암 2상 IND 신청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티큐브는 최근 면역항암제 '넬마스토바트(hSTC810)'의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미국 식품의약국(FDA) 제1b/2상 소세포폐암 임상시험계획(IND)을 자진취하했다. 대신 회사는 해당 파이프라인의 비소세포폐암 제2상 임상시험계획을 신청했다.
이번에 새로 신청한 임상 대상 질환은 구체적으로 백금계열 항암화학요법 및 면역항암요법에 불응성 또는 불내성을 보이는 'BTN1A1' 발현 양성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이다.
이로써 에스티큐브는 올해 BTN1A1 바이오마커 선별 임상을 본격화하며, 넬마스토바트의 적응증 개발 우선순위를 BTN1A1 고발현 암종이자 항암제 시장 Top 3에 속하는 대장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BTN1A1은 에스티큐브가 최초로 규명한 신규 면역관문 단백질로, PD-1/PD-L1 축과 상호배타적으로 작용하는 면역억제 경로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면역항암제 및 표준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군에서도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다.
현재 BTN1A1을 타깃으로 한 면역항암제를 임상 단계에서 개발 중인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에스티큐브가 유일하다. 회사는 BTN1A1을 치료 타깃이자 바이오마커로 동시에 활용하는 독자적 개발 전략을 통해 임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공고히 한다는 복안이다.
기존 소세포폐암 임상이 BTN1A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한 비선별 임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임상 효율성을 고려한 선택이며, 기존 면역항암제들과 명확히 차별화되는 고유 경쟁력을 통해 넬마스토바트의 기술이전 및 파트너십 협의를 더욱 유연하고 신속하게 전개한다는 것.
한편 에스티큐브는 소세포폐암 임상에 대한 자진 철회 결정은 임상 성과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사측은 그간 소세포폐암 임상을 통해 넬마스토바트와 화학항암제 병용요법의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일부 환자군에서 유의미한 유효성 신호도 확인했다. 이에 기존의 소세포폐암 적응증은 바이오마커 기반 임상으로의 재설계를 전제로 향후 재검토 및 파트너십 옵션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캐시런웨이 4년 예상…2상 임상 시 현금 소진 속도 빨라질 수도
이번 R&D 전략 수정을 통해 에스티큐브가 성과 공백를 해소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회사는 지난 2017년 'ALPS 바이오텍'과 총 556억원 규모의 'Glyco-Specific Antibody Development(PD-L1)' 라이센스 아웃 계약을 체결한 이후 7년째 새로운 기술이전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7억원으로 집계된다. 바이오사업부문에서 기술매각, 기술이전, 위탁연구용역 매출은 전무하며, 화장품 및 IT 유통사업부 매출이 전부다. 반면 백억원대 연구개발비용을 비롯한 판매비와관리비는 2022년 194억원, 2023년 265억원, 2024년 238억원씩 투입되며 판관비와 비슷한 규모의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당기순이익에서 시작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마이너스(-)를 유지, 영업활동으로 인해 2022년 161억원, 2023년 247억원, 2024년 239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갔다.
다만 이번 임상 전략 수정에 앞서 연구개발에 투입할 현금은 일정 수준 확보된 상황이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11월 주주우선공모증자 방식의 유상증자로 임상시험 비용 및 운영자금 총 814억원을 조달했으며,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보유 현금성 자산은 현금및현금성자산 239억원, 단기금융상품 550억원을 포함해 789억원에 달한다. 동일 시점 따로 상환해야 할 차입금은 없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 규모는 88억원으로 집계된다. 단순 연환산 시 올해 176억원의 현금 유출이 예상되는데, 보유 현금 규모를 감안하면 에스티큐브의 캐시런웨이는 약 4년(789억원/176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 안에 회사가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실제 캐시런웨이는 연구개발비 투입이 늘어날 경우 더 짧아질 수 있다. 에스티큐브의 사업보고서상 연구개발비용은 2023년 159억원에서 2024년 132억원으로 줄었는데, 이는 지난해 넬마스토바트 임상1상의 종료가 주된 원인이었다. 올해 상반기 투입된 연구개발비는 46억원에 그치고 있지만, 향후 넬마스토바트 임상2상이 본격화될 경우 연구개발비 지출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에스티큐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연구개발비의 경우 감소 추세라기 보다는 2023년도에 진행했던 임상1상이 글로벌 임상이었기에 예년보다 많이 소요됐던 부분이 있다. 앞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임상 자금의 경우 내후년까지는 문제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