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포털들은 현재 이커머스 배너광고(포털 메인화면 하단에 노출된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광고), 검색광고, 상품비교 서비스 등 직·간접적으로 전자상거래 업체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광고만으로 한정된 수익모델을 다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직접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운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포털들의 전자상거래 시장 직접 진출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업계의 전망이 갈린다.
◇ 사업방식, '따로 또 같이'
구상하는 사업방식은 포털마다 상이하지만 대체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오픈마켓(제휴사들의 여러 제품을 동시에 파는 중개형 쇼핑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먼저 다음은 한 제품에 대해 참여자가 많아지면 싼 가격으로 거래가 성립되는 이른바 ‘공동구매’ 방식의 ‘소셜쇼핑’을 지난 1일 열었다.
티켓몬스터나 딜즈온 같은 일반 소셜커머스 업체들과 다른 점은 오픈마켓 형태로 복수의 상품을 진열시켜 놓았다는 것인데, 곧 다른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상품수를 더욱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SK컴즈 역시 소셜커머스를 구상하고 있지만 공동구매 방식이 아닌 싸이월드를 비롯한 SNS를 최대한 활용해 지인들과 함께 쇼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플랫폼 안에서 광고, 효과측정, 이벤트, 제휴사 관리, 결제 등이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 SK컴즈의 설명이다.
NHN이 추진하는 전자상거래 서비스는 윤곽이 정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업계에서는 여러 정황상 옥션이나 지마켓 같은 오픈마켓으로 네이버가 가진 커뮤니티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정체된 성장성, 이커머스에서 찾는다”
포털업체들이 전사상거래 서비스를 직접 시도하는 이유는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현재 포털업체들의 수익은 대부분 광고에 집중돼 있고, 성장동력 역시 부재한 상황으로서 이를 타개할 방안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보고 있는 것이다.
최근 SNS가 돌풍을 일으키며 소셜커머스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것도 포털들이 '눈독'을 들이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고 외에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만들지 못한 포털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때마다 늘 비즈니스 모델을 염두에 두는 것 같다”며 “각자 막대한 자원을 투자해 SNS를 운영하는 만큼 거기서 수익이 나오길 바라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 “의미 있는 시도” vs. “오픈마켓 쉽지 않아”
아직 서비스가 이뤄진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성과를 측정할 수 없지만, 일단 다음의 소셜쇼핑의 경우 의미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다.
성종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다음의 경우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거래성사율이 70%에 이른다”며 “관리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과 오픈플랫폼을 지향한다는 정책이 사업 추진력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포털이 가진 엄청난 트래픽과 풍부한 고객정보는 이들의 사업이 자리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커머스 시장에서 포털업체들의 성공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전문가는 “포털업체들이 자연스럽게 SNS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사용율이 매우 저조한 상황이어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검색, 상품비교, 리뷰확인 등으로 쇼핑하는 방식에 익숙하다”며 “SK컴즈나 NHN의 서비스 방식이 어떤 식이 될 지 알 수 없으나 파격적이지 않다면 효과를 보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털들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돈 되는 거면 다 한다'는 식의 비판적 시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털들이 게임사들처럼 해외진출을 통해 성장동력을 마련해야지 왜 국내 인터넷 생태계를 파괴하면서까지 문어발 식 경영을 하냐"며 “해외에서 실패한 것을 국내에서 메꾸자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뉴스토마토 최용식 기자 cys7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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