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실무 협의 재개…자동차 15% 적용 시점은?

정상회담 후 첫 대면 회의
일본 앞서고, 한국은 지연

입력 : 2025-09-10 오후 2:44:59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한미 양국이 자동차 관세 인하 문제를 놓고 정상회담 이후 첫 대면 협의에 나섰습니다. 이번 실무 논의에서 최대 수출 품목인 한국산 자동차의 관세율 15% 적용 시점이 도출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 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통상 실무진은 지난 8일부터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실무진과 관세 협상 후속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달 25일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공식 대면 협의입니다. 
 
앞선 7월 말 우리 정부는 3500억달러(약 487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바 있습니다. 미국은 이에 상호 조치로 한국산 자동차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춰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대미 투자 귀속 조건 등 세부 이행 문제를 두고 양측이 이견을 보이면서 협의를 이룬 내용의 명문화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일본산 자동차의 관세율을 기존 27.5%에서 15%로 낮춰주는 내용 등이 담긴 문서에 서명하면서 일본과의 협정을 행정명령으로 확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에 수입되는 일본산 자동차 관세율이 한국산(25%)보다 낮아지며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일본이 선제적으로 행정명령을 통해 관세 인하를 확정한 반면, 한국은 여전히 구체적 합의 시점조차 도출하지 못해 경쟁 열위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자동차는 한국 전체 수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품목인 만큼, 관세 인하 적용이 늦어질수록 기업 부담이 커지고 시장점유율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율 격차가 장기화하면 현지 시장점유율에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면서 “이번 논의에서 구체적인 관세 인하 적용 시점이 제시될 수 있을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관세를 하루빨리 15%로 확정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0%로 낮추는 협상도 시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는 “정부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라며 “기업이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은 일본과 맺은 협정과 유사한 수준의 조건을 한국에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투자 대상 선정의 주도권을 미국이 행사하고 투자 이익의 90%를 귀속한다는 내용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이를 모두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실무 대표단은 9일(현지시간) 협의를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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