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1대 값, RGB LED TV…중 ‘가성비’ 추격

TCL, 현지서 판매 시작…최저 155만원
상용화 후 가격 내려가도…“경쟁 무리”

입력 : 2025-09-18 오후 2:50:18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TV 업계에서 차세대 제품으로 떠오른 RGB 발광다이오드(LED) TV 시장까지 중국의 추격이 시작됐습니다. LCD, OLED에서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저가 공세가 계속된 가운데 대안으로 내세운 RGB TV까지 쫓아온 것입니다. 제조 기술력에서는 삼성전자가 앞서지만, 문제는 가격입니다. 삼성전자의 115형 마이크로 RGB TV가 4000만원대로, ‘그랜저 1대 값’이라는 소리까지 나오는 반면 중국 기업 TCL의 저가 제품은 수백만원대에 그치는 가운데, 기술 격차를 뒤집기 위한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는 RGB TV에서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지난 5~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115형 마이크로 RGB TV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18일 업계에 따르면 TCL은 중국에서 Q9M RGB 미니 TV 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징둥닷컴’에 공개된 TCL의 Q9M RGB 미니 TV는 네 종류로, 각각 65·75·85·98인치 사이즈입니다. 가격은 7999위안(약 155만원)에서 1만9999위안(약 390만원) 사이입니다. TCL이 삼성전자의 대항마로 내세운 프리미엄 모델로 ‘Q10M 울트라’의 보급형인데, 크기를 줄인 대신 가격 경쟁력을 높인 것입니다. 
 
반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RGB TV는 이보다 훨씬 고가로 책정됐습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115형 RGB 마이크로 LED TV 가격은 4490만원으로, TCL의 제품보다 10배 이상 비쌉니다. 내년 출시가 예상되는 LG전자의 RGB TV 역시 삼성전자와 유사한 가격대로 형성될 전망입니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양국 기업의 기술 차이에서 비롯됐습니다. RGB TV는 초미세 빨강(R), 초록(G), 파랑(B) LED 소자를 사용해 색상을 독립적으로 정밀 제어함으로써 색 재현도와 밝기를 월등히 높인 제품입니다. 문제는 LED 소자인데, 삼성전자 제품의 마이크로 LED 소자는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반면, 중국 업체 제품은 100~500㎛로 알려졌습니다. 예컨대 삼성전자 제품에 마이크로 소자가 더 많이 들어가 화질은 더 좋아졌지만, 그만큼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삼성전자도 다양한 크기 제품을 출시해 가격 부담을 완화할 계획입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사장은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에서 “내년에는 98·85·75·65형 등 다양한 크기의 마이크로 RGB TV를 소비자가 ‘이 정도면 살 수 있겠구나’ 할 가격대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다만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할인한다고 해도 중국과 가격 경쟁을 할 순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경우 지금 프리미엄이 아닌 제품들도 TCL의 RGB 미니 TV 최저가 수준”이라며 “원래부터 중국과는 가격 경쟁이 안 됐다. 중국 제품들처럼 낮은 가격을 내세우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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