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기자] 광명뉴타운의 양대 산맥 광명11구역과 광명12구역이 일반 분양에 나섭니다. 12구역 ‘철산역자이’가 먼저 청약 일정을 잡았습니다. 지하철 7호선 철산역 역세권 대단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주력 평형의 분양가가 3.3㎡당 최고 4620만원에 이르는 데다 해당 평형이 역과 먼 언덕에 집중 배치돼 청약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평당 분양가가 낮은 평형도 있어 자세히 살펴보고 청약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19일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에 위치한 재개발 아파트 철산역자이가 분양 일정과 분양가를 공개했습니다. 3개 단지 19개 동에 전용면적 39~130㎡형으로 구성된 총 2045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며 이 중 650세대가 오는 2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일반분양에 나섭니다.
철산역자이는 이름에서부터 철산역을 강조한 역세권 아파트입니다. 철산동에서도 철산역과 단지 입구가 가장 가까운 신축 대단지여서 강남권으로 이어진 지하철 7호선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광명뉴타운에서도 유일한 철산동, 철산역세권 단지라는 존재감 덕분에 큰 관심을 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수요자들의 관심은 큰데 문제는 입지와 분양가입니다.
(자료=철산역자이 분양 홈페이지)
국평 15억 넘어도 소량 ‘의미 없어’
철산역자이가 들어설 부지는 철산역 앞 삼거리에서부터 해발 200미터 도덕산 자락에 걸쳐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제공하는 지도 브이월드를 참고하면, 삼거리 부근 고도는 16미터 평지이며 철산역자이 부지에서 가장 높은 곳은 약 60미터입니다. 즉 철산역자이의 입구동과 뒷동의 단차가 약 45미터에 달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GS건설이 평탄화 작업을 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단차를 크게 줄였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필지를 3개 부지로 나눠 공사하기 때문에 각 단지 내에서 느끼는 단차는 현저히 줄어들 예정입니다.
그럼에도 입구동에서 뒷동까지 도보로 이동할 경우엔 상당한 높이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입구동부터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이동을 돕겠지만 단지가 셋으로 나뉘어 있어 걷는 데 불편함을 피할 수는 없을 전망입니다.
게다가 평지에서 가까운 동은 대부분 재개발 조합원들이 차지, 일반분양 몫으로 배정된 물량이 적다는 것도 청약 대기자들로서는 고민거리입니다.
이번에 일반분양으로 나온 650세대 중 ‘국평’(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15억7600만원인데요. 12세대에 불과해 큰 의미는 없습니다. 역에서 가까운 2단지에 2세대, 그 뒤쪽인 1단지에 9세대로 모두 1~2층 배치입니다.
철산역자이 공사 현장. 펜스 뒤편 포크레인이 공사 중인 곳이 3단지가 들어설 부지다. 사진 왼쪽 멀리 철산푸르지오가 보이는데 바로 앞이 108동 자리로 광명12구역에서 가장 높은 동이 될 예정이다. (사진=김창경 기자)
2-3단지 차이 큰데 분양가 동일…운에 맡겨야
철산역자이 분양의 주력 평형은 전용 59㎡형입니다. 이중 상당수는 철산역자이에서도 높은 곳에 배치됐습니다. 일단 일반분양 466세대 중 두 동으로 구성된 3단지 336세대 전부가 59A와 59B입니다.
3단지 앞에서 철산역까지 거리는 대략 430미터로 걷기에 먼 거리는 아닌데 언덕이라는 점이 걸립니다. 역에서 가까워 얕은 언덕을 조금만 올라도 되는 2단지에도 총 71세대가 배치됐으나 이곳이 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같은 평형이라도 당첨 운에 따라 시세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도 비교적 괜찮은 자리인 206동, 207동과 먼 곳에 있는 301동, 302동의 분양가가 같습니다. 또 입지상 단점에도 분양가는 상당히 높습니다. 주력 평형 59A의 최고 분양가가 11억6800만원입니다. 이를 공급면적 83.44㎡로 나누면 3.3㎡당 분양가는 4619만원입니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 비용(59A 1370만원, 59B 1450만원)을 더할 경우 59A의 평당가는 4673만원을 넘습니다. 이는 지난달 발표된 서울 지역 신규 분양가(최근 1년 평균)보다 비싼 가격입니다. 입지상 불리한 여건에 가격까지 비싸다 보니 분양가를 두고 뒷말이 무성합니다.
물론 고분양가 논란은 59㎡형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착한 분양가를 제시한 평형도 있습니다. 철산역자이는 전용 39㎡형과 49㎡형도 각각 8세대, 118세대를 모집하는데요. 49㎡형의 최고 분양가는 7억9100만원, 3.3㎡당 3398만원입니다. 싼 가격은 아닌데 59타입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렴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확장비 730만원을 더해도 3430만원으로 59A보다 3.3㎡당 1200만원 이상 쌉니다.
단, 역시나 배치가 걸림돌입니다. 철산역자이 부지에서 가장 높은 108동에 50세대, 3단지 옆 101동에 68세대가 몰려 있습니다. 복도식인 것도 단점입니다.
철산역자이 1단지 현장. 단차를 줄이기 위한 터파기 공사로 방수포를 덮어둔 곳이 많다. 철산푸르지오 오른쪽 녹색 펜스 띠가 철산역자이와 광명11구역을 구분하는 지점이다. (사진=김창경 기자)
전매 제한 1년…주택 보유자도 청약 가능
84㎡형의 경우 분양 물량이 적어 완판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59㎡형은 배치에 비례하지 않은 높은 분양가 때문에 완판이 가능할지, 과연 청약 경쟁률은 어떻게 나올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 지역의 전용 59㎡형 최고 실거래가는 철산자이더헤리티지에서 6월에 기록된 12억5700만원, 12억3000만원 2건입니다. 반면 광명사거리역 부근 광명4구역에서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광명센트럴아이파크 59㎡형 최고가는 10억4000만원입니다. 이곳에선 국평도 13억원을 넘겨 거래되지 않았습니다.
철산역자이의 분양 성적에 따라 다음 달 분양에 나설 광명11구역 ‘힐스테이트광명’의 분양가도 예상보다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힐스테이트광명은 광명시에서 가장 큰 4291세대 초대형 단지로 광명뉴타운의 마지막 주자라는 상징성도 있습니다.
이처럼 철산역자이는 뜨거운 관심 속에 19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청약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이곳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전매 제한 기간이 1년으로 짧고, 거주 의무도 없어 바로 처분이 가능합니다. 또한 주택 소유자도 광명시에서 2년 이상 거주했다면 1순위 청약이 가능합니다. 다만 일반분양 물량의 40%를 청약 가점 순으로 추첨한 후 나머지 60% 물량을 추첨으로 뽑지만, 이때는 무주택자 우선이 적용돼 실제로 유주택자가 당첨될 확률은 높지 않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