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셀트리온)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Eli Lilly, 이하 릴리)의 미국 공장을 품으면서 미국 관세 리스크 해소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셀트리온은 릴리와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Branchburg) 소재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습니다.
계약은 약 4600억원 규모입니다. 셀트리온은 공장 인수 대금을 포함한 초기 운영비 등 비용으로 총 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입니다. 이후 인수 공장 내 유휴 부지에 생산시설 증설을 추진해 최소 7000억원 이상의 추가 투자를 진행할 방침입니다. 공장 인수와 증설에만 최소 1조4000원의 투자가 이뤄지는 겁니다.
인수 주체는 셀트리온 미국법인입니다. 셀트리온은 현지 업무 효율화와 지리적 요소 등을 감안해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셀트리온과 릴리는 올 연말까지 계약에 따른 공장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인수 예정인 공장은 약 4만5000평 부지에 생산 시설, 물류창고, 기술지원동, 운영동 등 총 4개 건물이 갖춰진 대규모 캠퍼스입니다. 특히 생산능력 증설을 위한 약 1만1000평 규모의 유휴 부지를 보유하고 있어 확장 시 향후 시장 수요 증가에 선제적 대응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집니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인천 송도 2공장의 1.5배 수준으로 생산능력이 늘어납니다.
셀트리온이 인수할 공장은 이미 가동 중인 바이오 원료의약품(DS)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cGMP) 생산 시설입니다. 셀트리온은 인수 즉시 운영할 수 있어 약 5년 이상의 시간과 조 단위 이상의 비용이 드는 신규 공장 건설 대비 자사 제품 생산 시점을 크게 앞당길 수 있고 투입 비용도 낮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계약에는 공장 운영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현지 인력의 완전 고용 승계까지 포함됐습니다.
회사는 릴리와 CMO 계약도 함께 체결해, 미국 현지 생산거점 마련과 동시에 강력한 성장동력도 확보하게 됐다. 계약에 따라 셀트리온은 해당 공장에서 생산해 온 원료의약품을 릴리로 꾸준히 공급할 예정으로, 이에 따른 매출 확대와 투자금 조기 회수도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이번 인수 본계약 합의로 지난 5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제시한 관세 대응 종합 플랜이 완성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관세 대응을 위해 선제적으로 조치한 2년치 재고의 미국 이전, 현지 위탁생산(CMO) 계약 확대 등 중단기 전략에 이어 현지 생산 공장 확보라는 근본적 해결책까지 모두 마련됐다는 겁니다. 여기에 향후 생산시설 변경과 증설까지 실현되면 셀트리온이 미국 내 공급하는 주력 제품뿐 아니라 향후 출시될 제품들도 일찌감치 관세 영향권에서 벗어나게 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양사는 원활한 업무 이관을 위해 인수 공장이 신규 운영체계를 갖출 때까지 협력 체계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에드가르도 에르난데스(Edgardo Hernandez) 릴리 총괄 부사장 겸 제조 부문 사장은 "지난 17년 동안 릴리의 생산 거점 중 하나였던 브랜치버그 공장은 고품질 의약품을 안전하게 생산하며 현지 팀의 전문성, 책임감, 헌신을 입증해왔다"며 "릴리의 브랜치버그 소속 임직원들이 수년간 보여준 헌신, 그리고 릴리의 사명에 대한 기여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전했습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미국 관세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게 됐으며 주력 제품의 생산부터 판매까지 일원화된 현지 공급망도 확보하게 됐다"며 "공장 효율화와 이관 작업 등 인수 후 절차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수 후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쟁 우위를 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