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K-배터리 실적 전망…LG엔솔만 ‘맑음’

LG엔솔, 보조금 효과로 3분기 ‘방어’
삼성·SK, 수요 부진·정책 변수에 흐림

입력 : 2025-09-24 오후 1:37:00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올 하반기 성적표가 엇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미국 정부 보조금 성격의 세액공제 혜택에 힘입어 흑자를 이어가겠지만, 삼성SDI(006400)와 SK온은 전기차 수요 둔화와 합작공장 변수 등으로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 3분기(7~9월) 영업이익 전망치는 512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4483억원)보다 14.21% 증가한 수준입니다. LG엔솔은 앞서 2분기에도 영업이익 4922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3050억원)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다만, 당시 실적 개선에는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효과가 컸습니다. LG엔솔은 2분기에 AMPC로 4908억원을 수령했으며, 이를 제외한 실제 영업이익은 14억원에 그쳤습니다. AMPC는 IRA에 따라 미 정부가 자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해 판매하는 기업에 주는 일종의 보조금입니다. 
 
3분기에도 비슷한 효과가 예상됩니다. 제너럴 모터스(GM)의 재고 조정에 따라 약 3780억원 규모의 AMPC를 수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AMPC 효과로 3분기 실적도 선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삼성SDI와 SK온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우울한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삼성SDI는 2분기 3978억의 영업손실을 내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습니다. 3분기에도 약 3077억원의 손실이 예상됩니다.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에 더해 스텔란티스와의 미 합작 공장 가동률을 정상화가 늦어지는 영향 탓으로 풀이됩니다. 
 
SK온 역시 2분기 664억원의 영업 적자를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적자 지속이 불가피합니다. 전기차 판매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포드와 함께 세운 미국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본격 가동으로 고정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4분기 상황도 녹록지 않다고 진단합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캐즘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돌파구는 에너지저장장치(ESS)밖에 없는데,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때문에 글로벌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며 “삼성SDI와 SK온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이 교수는 “특히 오는 30일부로 AMPC 혜택이 종료되면서 실적 개선 여력이 줄어든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초 2032년 말까지 유지될 예정이던 세액공제는 트럼프 행정부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따라 오는 30일 이후 종료됩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오세은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