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답"…경동나비엔, 글로벌 시장 질주

해외 매출 1조 육박…전체의 70%
북미 관세·경기 둔화 속 수출 성장세
히트펌프·HPWH·수처리까지…친환경 기술 확장
관세발 가격 경쟁력 악화…원화 약세로 손실 상쇄

입력 : 2025-10-13 오후 3:57:23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경동나비엔(009450)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북미, 중앙아시아, 중남미 등 해외 시장에서 '콘덴싱' 기술력을 바탕으로 브랜드 위상을 높이고 있는데요.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약 70%로 지난 2017년 이후 국내 매출을 추월한 뒤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올해 상반기 매출 7574억 중 69.7%에 달하는 5286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습니다. 올해 연간 해외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해외 실적은 2017년 국내 매출을 넘어선 뒤 증가세를 이어가며 '수출기업'으로 체질을 바꿨습니다. 해외 매출은 2021년 7075억원(비중 64.1%)→2022년 7732억원(66.6%)→2023년 8145억원(67.6%)→2024년 9423억원(69.6%)으로 꾸준히 늘었습니다. 
 
경동나비엔 전체 및 해외 실적.(표=뉴스토마토)
 
현지화 전략과 기술 혁신
 
경동나비엔의 해외 실적 호조를 이끄는 요인으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꼽힙니다. 대표적인 시장은 '북미'입니다. 최근 북미의 생활 패턴과 에너지 환경을 반영해 '콘덴싱 온수기'를 개발했습니다. 이 제품은 기존 대비 가스비를 절감하면서도 온수 품질을 유지합니다. 또한 가스관 교체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출시했습니다. 가스배관 설비 차이로 순간식 온수기 보급이 확대되지 못하던 상황에서 시장의 판도를 바꾼 것으로 평가되는데요. 지난 2008년 연간 2만대 수준이던 콘덴싱 온수기 시장은 현재 40배 이상 성장해 80만대에 육박합니다. 
 
경동나비엔은 북미에서 쌓은 성공을 발판 삼아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올해는 인버터 압축기를 적용한 고효율 '히트펌프'를 출시했습니다. 공기·지열·수열을 활용해 냉난방을 구현하는 히트펌프는 콘덴싱보일러와 함께 차세대 친환경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북미 최대 규모의 냉난방공조 전시회 ''AHR EXPO 2025''에 전시된 경동나비엔 히트펌프. (사진=경동나비엔)
 
경동나비엔은 히트펌프를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와 결합해 북미 고객에게 맞춤형 냉난방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동시에 'HPWH(Heat Pump Water Heater)' 온수기와 '콘덴싱 에어컨'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HPWH는 스테인리스 탱크를 적용해 부식과 오염에 강하고, 콘덴싱 에어컨은 열교환기에 물을 분사하는 증발 냉각 기술로 기존 대비 에너지 효율을 높입니다. 
 
또한 '수처리 시스템(Water Treatment System)'을 통해 북미 가정의 물 문제도 해결하고 있습니다. 기존 연수기는 소금을 자주 보충해야 하고 고염도 폐수가 발생했지만, 경동나비엔의 시스템은 전기만으로 스케일을 제거하는 독자 기술을 적용해 친환경성과 편의성을 모두 확보했습니다. 
 
'AHR EXPO 2025'에 전시된 경동나비엔 WEC(수처리 시스템). (사진=경동나비엔)
 
중앙아시아·중남미·유럽까지…'K-보일러'의 영토 확장
 
경동나비엔은 중앙아시아, 중남미, 유럽으로 시장을 넓히며 글로벌 보일러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중앙아시아의 핵심 시장인 카자흐스탄에서는 이미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우즈베키스탄에선 톱3에 진입했습니다. 중앙아시아 보일러 시장은 연간 30만~35만대 규모로 정부 주도의 인프라 확충이 이어지면서 수요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중남미에서는 시장 규모 70만대에 달하는 멕시코를 공략 중입니다. 저가 일색의 시장에 프리미엄 콘덴싱 제품을 투입해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의 최전선인 유럽 시장 공략도 본격화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영국에 공기열 히트펌프 신제품을 출시했습니다. 동시에 수소로의 전환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하반기 들어 북미 지역의 관세 여파로 가격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도 성장세를 더디게 하고 있습니다. 원화 약세로 인한 환율 효과가 일부 손실을 상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현지 법인 재고 운영을 통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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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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