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둔화에 한중 배터리 ‘생존 경쟁’…고객 확보 사활

공급은 느는데 수요는 ‘주춤’
보조금 폐지에 미국도 적신호

입력 : 2025-10-14 오후 3:10:46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더디게 성장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가 맞물린 가운데, 중국의 배터리 업체들과 시장 주도권 확보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SK온 부스를 찾은 참관객이 양방향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등 주요 배터리 기업들이 계획대로 공장을 완공할 경우, 내년 글로벌 배터리 총 생산능력은 실제 수요의 두 배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배터리 기업들은 전기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30~40%로 예상해왔는데, 실제로는 10%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이 같은 공급 과잉 우려 속에서 한국과 중국 기업은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중국보다 한발 앞서 유럽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 기업은 폼팩터(제품 외형)를 다양화하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비중을 높이는 전략으로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LFP 기반 ESS 롱셀을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고, 삼성SDI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SK온도 포드,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 등 고객사와의 공급 계약을 확대하며 수주 공백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에 이어 전기차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도 수요 둔화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3분기 49만9000대에서 4분기 33만1500대로 33% 급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이대로면 미국 전기차 점유율이 현재의 절반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세액공제 종료 시 완성차업체의 전기차 판매량이 연 37%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수요 둔화와 보조금 축소가 겹치며 내년은 ‘생존’이 화두가 될 것”이라며 “기존 완성차 고객사와의 협력 강화와 제품 라인업 다변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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