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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15일 17:0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1세대 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078520)가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공격적으로 진출했던 일본 시장 성장이 둔화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국내 다음으로 가장 많은 매출 기여도를 나타내는 시장이다. 이 가운데 미국과 중국 지역 매출 역시 10%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일본 실적 회복과 최근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는 유럽 지역이 향후 성장 가능성의 핵심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어퓨 더퓨어 제품이 미국 캘리포니아 전역에 매장을 둔 도쿄센트럴에 입점했다. (사진=에이블씨앤씨)
국내 소비 위축과 일본 실적 정체에 '역성장'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에이블씨엔씨 매출액은 128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1325억원) 대비 3.40% 감소했다. 매출 기여도가 높은 국내 시장과 일본에서 실적이 감소한 영향이다. 에이블씨엔씨는 한국과 해외 수출로 매출이 양분돼 있는데 지역별로 보면 내수 시장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국은 1079억원으로 비중 40.87%를 차지했다.
하지만 국내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 약화와 경쟁 심화로 인해 실적 부진이 이어져왔다. 실제로 지난 2019년 3161억원에 이르던 국내 매출은 지난해 1079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에이블씨엔씨는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일본과 미국,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며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적극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했다. 지난해 연결 실적 기준 일본 지역은 매출 483억원을 기록하며 두 번째로 높은 매출 비중인 18.30%를 차지했다. 매출기여도가 높은 일본 지역 매출은 지난 2021년 360억원에서 2022년 483억원으로 성장한 이후 2023년 483억원을 기록하며 정체 상태에 빠졌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일본 시장 내 경쟁 심화로 인해 지난해 상반기(226억원) 대비 12.83% 급감한 198억원을 기록했다. 신제품 출시와 기존 제품 포트폴리오 전환 과정에서 일시적인 매출 조정이 발생한 점도 매출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매출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상반기 9억원을 기록하던 일본 법인 미샤 재팬(MISSHA JAPAN INC)의 당기순이익도 올해 상반기에는 4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법인 진출국 고전에 유럽지역 '돌파구' 될까
일본과 함께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적극적으로 진출했던 미국(북중미)과 중국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매출 161억원, 58억원을 기록했다. 북중미 지역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10%로 유럽(매출 394억원, 비중 14.92%), 기타아시아(217억원, 8.22%) 보다도 낮았다. 중국은 매출 58억원을 기록하며 직전년도 50억원 대비 매출이 소폭 늘었지만 비중은 2.20%에 그쳤다.
특히 화장품 판매 사업을 영위하는 중국법인 북경애박신화장품상무유한공사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1만3000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31만원) 대비 크게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적자전환했다. 현재 해당 법인은 운영 종료 절차를 진행 중이며 중국 내 영업활동은 상해 법인인 상해애박신화장품상무유한공사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상해 법인은 지난해 상반기 31억원이던 매출이 올해 동기 35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다만, 순이익은 3억원에서 2억원으로 감소했다.
일본과 중국 법인이 모두 부진을 겪는 가운데 북중미 지역 매출이 올해 상반기 1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73억원) 대비 37.25% 급증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82%로 10%를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자 기존 매출 기여도가 높았던 일본 시장 회복과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유럽에서 실적 확대가 중요해지고 있다. 유럽 지역 매출은 지난 2023년 243억원에서 2024년 394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94억원의 매출고를 올리며 일본(197억원)을 단숨에 따라잡았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156억원) 대비로는 24.36% 급증한 수치다.
이에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밀라노 뷰티위크 2025(Milano Beauty Week 2025)'에 단독 부스로도 참가하며 인지도 강화에 나섰다. 그동안에는 폴란드·터키·러시아 등 동유럽을 중심으로 성장동력을 확보해왔던 반면, 이번 뷰티위크 참여로 서유럽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에이블씨엔씨는 이탈리아 패션 뷰티 유통채널인 OVS를 비롯해 헬스앤뷰티(H&B) 채널 더글라스(Douglas)와 드럭스토어 데엠(dm)과 티고타(Tigotà) 등 약 530여 개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에서는 글로우 시리즈 인지도 강화를 위해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브랜드 최초로 일본 아이돌 그룹을 단독 앰버서더로 기용하고, 오프라인 중심 소비 성향이 강한 일본 시장 특성을 반영해 현지 주요 버라이어티숍과 드럭스토어에 대한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일본 시장에서는 현지 시장을 겨냥한 상품 개발과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투자 확대를 통해 제품과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온라인 채널 중심의 마케팅을 강화해 매출 성장을 확대하고 디지털 기반의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