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시장, 한투·NH·하나 3강 재편

코스피 3700 돌파·금리 인하 기대에 ELS 발행 30% 급증
공모·사모 구조 다변화…리테일 영업력 격차가 승부 갈랐다

입력 : 2025-10-17 오후 4:33:01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ELS(주가연계증권) 시장이 코스피 3700선 돌파와 함께 1년 만에 완전히 재편됐습니다. 지난해 4위였던 한국투자증권이 1위로 도약했고 뒤를 이어 NH투자증권(005940)과 하나증권이 나란히 2·3위를 차지하며 '3강 체제'를 굳혔습니다. 삼성증권(016360)도 발행액을 두 배 이상 늘리며 8위에서 4위로 뛰었습니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1월2일~10월16일) 주요 증권사의 ELS 발행 규모는 총 16조5917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7951억원) 대비 30% 증가했습니다. 국내외 증시 강세와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조기상환·재투자 증가가 선순환을 이끈 결과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상위권 구도는 크게 바뀌었습니다. 누적 발행 기준 한국투자증권(2조1612억원), NH투자증권(2조727억원), 하나증권(2조355억원), 삼성증권(1조5858억원), 신한투자증권(1조5078억원) 순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84.4% 급증하며 4위에서 1위로 올랐습니다. NH·하나는 각각 30%, 36%대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신한은 17.8% 감소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의 약진은 고수익형 상품 확대와 라인업 다변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올해 900건 안팎의 ELS를 발행하며 전년 대비 약 50% 늘었고 '트루(Tru)'와 '트루온(Tru-On)' 시리즈를 중심으로 공모형 라인업을 유지하면서 사모형과 고수익형 상품을 확대했습니다. 현재 청약 중인 상품의 조건 충족 시 최고 연 17%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으며 다음 주에는 19%대 상품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인 안정적 설계와 다양한 기초자산으로 투자자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NHNow' 시리즈를 중심으로 공모형 강세를 이어가며 올해 발행이 700건을 넘었습니다. 전체 발행 규모는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했습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졌을 때 청약이 급증했고 6개월 조기상환 구조 특성상 당시 물량이 10월 재가입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나증권은 사모형 확대 전략으로 존재감을 키웠습니다. 발행 건수는 약 640건으로 전년 대비 30% 늘었으며 고액자산가·기관 중심의 맞춤형 구조로 전환했습니다. 하나증권 관계자 "증시 활황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요와 조기상환 구조 강화, 다양한 기초자산 설계가 맞물리며 성과로 이어졌다"고 전했습니다. 
 
삼성증권은 혼합형 상품 확대로 지난해 8위에서 4위로 올랐습니다. 발행액은 7282억원에서 1조5858억원으로 117% 증가했습니다. 해외 지수 외에도 코스피·반도체 등 국내 자산을 결합한 구조를 확대했습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수 상승기에 중위험·중수익 상품 수요가 늘면서 혼합형 구조 발행을 확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1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습니다. 발행 건수는 늘었지만 고위험·대형 구조를 줄이고 공모형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총 발행액은 17% 감소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ETF 선물매매 손실 이후 내부통제 강화와 초대형 IB 전환을 위한 구조조정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지수가 고점일 때 무리하게 물량을 확대하기보다는 안정적 구조와 고객 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위권에서는 미래에셋증권(006800)(6위), KB증권(7위), 키움증권(039490)(8위), 교보증권(030610)(9위), 메리츠증권(008560)(10위)이 뒤를 이었습니다. KB와 메리츠는 발행액이 늘었지만 순위는 한 단계씩 하락했고 키움증권은 사모형 ELS 발행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10위에서 8위로 올라섰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재편을 단순한 실적 경쟁이 아닌 '전략 차별화의 결과'로 분석했습니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ELS는 구조가 유사하지만 증권사마다 영업 전략과 목표가 달라 발행 규모 차이가 크다"며 "은행 창구가 위축된 상황에서 리테일 영업망을 적극 가동한 증권사가 점유율을 확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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