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내수, 4분기도 '우울'

4Q 매출 전망 BSI '하락 전환'
무선통신 외 대부분 업종↓
전반적 수출 성장 더뎌
내수 부진·재고 누증 '부정 요인'
"연말 경기 회복 불확실성"

입력 : 2025-10-19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정부가 생산·소비 등 주요 지표의 전반적인 개선 흐름을 이유로 올해 상반기 부진을 벗어났다고 진단했지만 제조업들의 경기 체감은 여전히 밝지 않습니다. 올해 남은 4분기 제조업 업황 전망이 대부분 유형에서 동반 하락을 예상하기 때문입니다. 수출업체 중심의 수출량·수익성 변화에 대한 우려가 짙은 데다, 국내 유관 업종의 내수 경기 판단은 '연내 부진'을 꼽고 있습니다. 
 
 
19일 산업연구원의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를 보면, 4분기 매출 전망 BSI는 95에서 92로 3포인트 하락하면서 매출 부진이 우려되고 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대부분 업종, 매출 부진 전망
 
19일 산업연구원의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4분기 제조업 전망은 수출·내수 모두 동반 하락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4분기 매출 전망 BSI는 95에서 92로 3포인트 하락하면서 매출 부진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BSI 산출은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개선을, 0에 근접할수록 악화를 의미합니다. 
 
4분기 매출 전망은 무선통신기기 업종만 기준치인 100을 소폭 상회하고 나머지 대부분 업종은 밑도는 지수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은 98로 전월 수준을 유지하나 기계(89) 부문에서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신산업(98)과 소재(88) 부문도 전분기보다 밑도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신산업·소재 부문의 경우는 전기보다 각각 6포인트, 5포인트 급락한 전망치입니다. 매출액 규모별로는 대형 업체가 전기와 유사한 99지수인 반면, 중소업체가 4포인트 줄어든 90으로 악화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주요 업종별 매출에서는 정유, 철강 등 소재 부문 업종을 중심으로 하락 전망이 뚜렷합니다. 정유 매출 BSI의 경우 기준치를 훨씬 밑도는 84로 전기보다 13포인트 급감했습니다. 철강도 전기보다 10포인트 줄어든 83에 그쳤습니다. 
 
주력 품목인 자동차는 4포인트 하락한 87에 머물렀습니다. 디스플레이도 기준치를 밑도는 96으로 6포인트 하락을 예상했습니다. 이에 반해 반도체, 가전, 조선, 화학, 이차전지 등은 전기와 유사하거나 플러스를 예견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16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와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수출·내수 '동반 하락' 예상
 
수출과 내수 전망치를 보면 각각 92, 91로 기준치를 하회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출은 2분기 연속 하락 전망을 보이고 있지만 내수 전망치는 3분기 만에 하락 전환한 모습입니다. 경상이익(89)과 자금사정(87) 전망도 3분기 만에 하락 전환했습니다. 
 
4분기 첫 달인 10월 수출 현황을 보면, 10월 1~10일 수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5.2% 감소했으나 조업일수 감소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33.2% 증가한 상황입니다. 반도체 수출이 47.0% 급증하면서 전체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승용차, 자동차 부품, 무선통신기기는 각각 51.8%, 49.1%, 28.9%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국가별로는 미국 -43.4%, 유럽연합(EU) -44.0%, 중국 -19.1%로 예사롭지 않은 주요 수출국의 수출 급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무역수지는 5억달러 적자로 10월 초 기준 상황이나 전반적 수출 증가율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됩니다. 
 
무역 관련 관계자는 "조업 정상화와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로 단기 수출은 회복 가능하나 자동차·무선통신기기 부진, 주요 국가 경기 둔화, 미·EU 통상 환경 악화 등 구조적 요인이 겹쳐 전반적 수출 성장은 더딜 것"이라며 "수출 품목 다변화와 신시장 개척, 원자재·부품 조달 안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내수와 재고 문제, 일부 업종 부진이 연말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달 12일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 앞에 빈 의자가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내수 부진·재고·공급망·경쟁 심화
 
국내 제조업들은 현 경영활동의 부정적 요인으로 '내수 부진·재고 누증'을 가장 많이 꼽고 있습니다. 1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현안 설문 결과를 보면, '내수 부진·재고 누증' 지목한 응답률이 5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다음 37%는 '대외 공급망 불확실성'을 지목했습니다. '국내외 경쟁 심화'의 경우는 29%를 기록했습니다. '내수 부진·재고 누증'에서는 소재 부문이 57%에서 64%로 응답률이 높았습니다. '국내외 경쟁 심화' 응답도 23%에서 29%로 늘어난 특징을 보였습니다. 
 
4분기 업황 전망을 종합하면, 수출·내수 부진, 경영활동 부정적 요인 지속, 주요 업종 편중 등 어려움이 여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기적 지표로는 일부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연말 특수나 전반적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리스크 요인이 크다는 견해가 중론입니다. 
 
기획재정부 측은 10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 회복 지연, 취약 부문 중심 고용 애로,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으나 생산·소비 등 주요 지표가 월별 등락 가운데서도 전반적 개선 흐름을 보이며 상반기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진단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글로벌 경제는 주요국 관세 부과에 따른 통상 환경 악화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지속 및 교역·성장 둔화가 우려된다"며 "추경 신속 집행, 민생회복 소비쿠폰, 대규모 할인 행사 등이 소비·지역경제 등 내수 활성화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범정부 역량을 집중하는 가운데,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우리 기업 피해 지원 등 통상 리스크 대응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 직장인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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