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달린 '판문점 번개회동'

2019년 SNS 즉흥 만남 제안…이번엔 '유인책' 필요

입력 : 2025-10-19 오후 2:55:46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을 비공개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여러 여건 등을 고려할 때 회담 가능성 자체는 낮게 평가되는데요. 그럼에도 지난 2019년 '깜짝 제안' 후 48시간이 지나지 않아 '판문점' 회동을 가졌던 사례를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번개 회동' 여부가 달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18일(현지시간) <CNN>과 <로이터>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29일 한국을 찾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는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후 일본을 방문한 뒤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아 한·미, 미·중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인데요. 전망에 그쳤던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트럼프 행정부 역시 검토해 온 셈입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논의가 워싱턴과 평양 간의 소통에 의한 것은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만남 가능성을 꾸준히 언급했는데요. 하지만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도 받지 않은 상태입니다. 
 
때문에 현지 언론들은 이번 북·미 대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보수 성향을 가진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도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은 북한이 역사상 가장 강한 위치에 있다고 여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는 분석입니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 가능성 자체도 낙관하기 힘든 상태입니다.
 
결국 북·미 대화의 성사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당시 일본 방문 중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에게 만남을 제안했고, 48시간이 지나지 않아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마주했습니다.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하는 만남 역시 배제할 수 없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제재 완화 등 '유인책'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한편 대통령실은 현재의 상황과 관련해 "한·미 양국은 북·미 대화를 포함해 대북 정책 전반에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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