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고 ‘고공행진’…범용 메모리, 7달러도 넘었다

메모리 공급 부족·가격 상승 불가피
구조 재편에 SK하이닉스·삼전 수혜

입력 : 2025-10-21 오후 3:04:45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범용 D램 가격이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구조적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서버용 고성능 D램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하며 수급이 타이트해진 데다 일반 서버 시장 교체 주기도 도래하며 메모리 산업의 역학이 바뀐 까닭입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뉴시스)
 
2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0일 기준 PC용 D램(RAM)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현물 가격은 7.8달러를 돌파했습니다. DDR4 현물 가격이 7달러를 넘어선 것은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마무리되던 2018년 10월 이후 처음입니다. 올해 1월 평균 1.46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440% 폭등한 것입니다. 같은 기간 DDR5 16G의 현물가격은 4.68달러에서 10.5달러로 두 배 뛰었습니다. 
 
현물 가격뿐 아니라 메모리 자체와 수요 기업의 많은 거래에 적용되는 고정 거래 가격도 상승세입니다. 지난달 DDR4 8Gb의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은 6.3달러로 전월 대비 10.53%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기 반등이 아닌 산업 구조 자체의 재편으로 해석됩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로 데이터 처리 수요가 증가하며 메모리 시장 전반에 활력을 주고 있는 데다 DDR4에서 DDR5로의 세대 전환과 일반 D램에서 고용량 HBM으로의 수요 이동이 이뤄지면서 구형 D램에 이어 신형 D램 가격까지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섭니다. 실제 클라우드 서비스업체(CSP)가 생성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힘을 싣고, 엔비디아나 AMD·인텔 등의 HBM 발주가 늘어나며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전체가 슈퍼사이클(역대급 호황)에 올라탄 실정입니다. 
 
SK서린빌딩 사옥. (사진=뉴시스)
 
여기에 DDR4의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3사가 생산 중단을 앞둔 만큼 제품 수급이 어려워질 상황에 대비한 사재기도 나타나는 실정입니다. 범용 D램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수요는 늘자, 가격 탄력성이 더 커진 셈입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D램을 제때 구하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이른바 수요의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소외공포)를 유발하고 있다”며 “일부 서버 고객들은 2027년 물량 논의를 시작하고 세트 업계도 가격 인상을 수용 중으로 4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15~20% 상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D램 ASP(평균판매단가) 등 메모리 가격 상승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직결되는 만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호황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4% 증가한 128조원으로 추정된다”며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와 일반 서버의 교체 수요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향후 메모리의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장기화는 불가피하고 메모리 공급 증가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반도체 산업은 과거 경험하지 못한 전례 없는 호황기 진입이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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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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