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전자' 임박…증권가, 삼성전자 목표가 줄상향

장중 한때 9만9900원 터치…차익실현 매물에 숨고르기
AI 반도체 수요·실적 개선에 4분기 매출 86조 전망

입력 : 2025-10-21 오후 4:09:48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코스피가 38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는 가운데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005930)가 '10만전자' 달성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급증과 메모리 업황 회복이 맞물리며 글로벌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도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하며 삼성전자가 10만원 선을 넘어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61% 내린 9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한때 9만9900원까지 오르며 10만원선을 눈앞에 뒀으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하락을 단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로 보고 있습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일부 차익실현이 불가피한 구간에 진입했지만 AI 반도체 수요와 실적 개선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1월2일) 종가 기준 5만3400원에서 약 82.6% 상승했습니다. 올해 초 삼성전자에 1억원을 투자했다면 현재 평가액은 약 1억8260만원으로 불과 9개월 만에 8260만원의 평가차익을 거둔 셈입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실적에서 매출 86조원, 영업이익 12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8.7%, 영업이익은 31.8% 늘었으며 반도체(DS) 부문이 분기 영업이익 5조원대로 급반등하며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AI 수요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서버 투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해외 D램 생산업체들의 증설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메모리 생산능력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슈퍼사이클의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AI 서버 투자 확대와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반도체 부문이 본격 회복세에 들어섰고 HBM(고대역폭 메모리) 출하 증가와 파운드리 가동률 개선이 맞물리며 수익성도 한층 높아질 것이란 분석입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83조~86조원, 영업이익은 11조5000억~1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같은 맥락에서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5~30%, 낸드플래시는 5~10%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국내외 증권가에서는 낙관론에 힘입어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하고 있습니다. KB증권은 1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1만원으로 제시한 데 이어 불과 2주 만에 13만원으로 다시 상향 조정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은 11만1000원에서 12만7000원으로, 현대차증권(001500)은 9만3000원에서 11만원으로 각각 높였습니다. 이밖에 한국투자·키움증권(039490)은 12만원, NH투자증권(005940)·하나증권은 11만5000원을 제시했습니다. 해외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11만1000원)와 골드만삭스(10만9000원)도 10만원 돌파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습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제품의 시장 가격 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며 "파운드리도 적자 폭을 축소하고 있고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폴더블폰 신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등 사업 전반이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에도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4배로 글로벌 경쟁사 대비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 향후 주가 10만원이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정책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은 여전히 잠재 리스크로 꼽힙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미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내 가전·IT제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고 글로벌 경기 둔화가 이어질 경우 AI 투자 사이클에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지난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97700원을 기록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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