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제시하자 2금융권도 조직을 개편하거나 협력 기관과 MOU를 체결하는 등 보조를 맞추는 모습입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전날 오전 금감원 1층 금융민원센터에서 열린 '금융민원 상담 데이(Day)'에 참석해 직접 민원 창구에 앉아 소비자들을 만나며 금감원 최우선 가치가 소비자 보호임을 강조했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세 차례에 걸쳐 '금융소비자 보호 대토론회'를 직접 주관할 계획입니다.
이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소비자 보호를 핵심 과제로 강조했습니다. 취임 직후 처음 열린 '전 부서 업무보고'에서도 핵심 키워드로 '소비자 보호'를 제시했으며, 8~9월에는 은행·보험·증권·저축은행·여전사 등 전 금융권 CEO와 상호금융 중앙회장들을 잇달아 만나 소비자 보호 강화를 당부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금융권도 즉각 화답했습니다. 신한카드는 '사전 예방' 소비자 보호를 시행하고자 사내 소비자 보호 통합관리시스템 '소보로(路) 2.0'을 개편했다고 밝혔습니다. 데이터를 정교하게 분석해 잠재적 불만 요인을 사전에 인지하고 빠르게 개선하는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기존 민원 중심 사후 대응 체계에서 고객 경험 데이터 기반의 사전 예방 보호 체계로 한 단계 강화했습니다.
DB손해보험(005830)은 △개발·판매·보상 전 과정에서 소비자 관점 점검 △데이터 기반 리스크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소비자 만족도 핵심 경영성과지표(KPI)에 포함 등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소비자 중심 가치'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2023년 금감원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평가에서 손해보험사 최초로 양호 등급을 획득했고,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8년 연속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받아왔습니다.
현대카드는 이달 3일부터 7일까지 '소비자 중심 한 주(소중한주)'를 개최해 금융소비자 패널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간담회에는 현대카드 소비자 패널과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총괄국 금융현장소통반 국장·차장,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정책과 주무관과 변호사 등 금융당국 관계자들이 참석해 소비자 보호를 위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소년층과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소비자 보호 교육도 진행했습니다.
삼성생명(032830)은 지난달 보험대리점(GA)인 '인카금융서비스'와 '도하경영컨설팅'을 만나 소비자 보호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었습니다. 이번 협약에서 △위수탁 업무 리스크 감소를 위한 내부통제 및 자율점검 △소비자 보호를 위한 민원 처리 및 예방 활동 △개인정보보호 및 관리 협력 △소비자 보호에 필요한 공동 과제 등을 협의했습니다. 삼성생명은 지난 7월 '글로벌금융판매', 10월 '지에이코리아', '영진에셋' 등 주요 GA들과 연이어 협약을 체결했으며, 11월에는 '한국보험금융', '더베스트금융서비스'와 협력도 예정돼 있습니다.
한국GA협회도 지난달 'GA 금융소비자 보호총괄책임자(CCO) 워크숍'을 개최했습니다. 워크숍에는 금융당국과 법조계, 보험업계 전문가가 참여해 △소비자 보호 감독 정책 방향 △GA 소비자 보호 이슈 및 법적 쟁점 △2025년 하반기 소비자 보호 중점 전략 및 주요 민원 사례 등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GA를 제도권에 편입하는 내용의 '디지털금융안전법' 제도화 과정에 적극 참여하기로 밝혔습니다.
2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를 계속 강조하는 만큼 앞으로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사후 대응보단 사전 예방에 초점을 두고 있어 보호에 더 힘써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금감원 조직 개편이나 주요 수장들 인사가 마무리되면 소비자 보호를 더 주문할 수 있어 사전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9월29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임직원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