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에 APEC 효과까지…반등 노리는 면세업계

외국인 관광객, 1년 새 16.3% 증가
유커 및 K-콘텐츠 관심 외국인 증가 겹호재

입력 : 2025-11-10 오후 4:06:52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오랜 기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면세업계가 최근 잇따른 호재로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간 하늘길이 열리고 시장을 옥죄는 상당수 빗장들도 과거 대비 풀렸음에도 불구, 면세업계는 전반적인 업황 침체 심화, 외국인들의 관광 패턴 변화로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는데요. 
 
올 가을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의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진 데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에 따른 'K-콘텐츠' 전파 확산으로 외국인들의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면세업계의 숨통도 조금이나마 트이는 모습입니다. 
 
(제작=뉴스토마토)
 
10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70만2813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146만4300명)보다 16.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아울러 이는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 9월의 116.7% 수준에 달합니다. 
 
세부적으로 지난 9월 우리나라를 가장 많이 찾은 국가는 중국으로 50만3000명이 방문했습니다. 이어 △일본 37만1000명 △대만 15만5000명 △미국 12만2000명 △필리핀 4만8000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작=뉴스토마토)
 
국내 면세점을 이용하는 외국인들도 증가 추세입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우리나라 면세점 외국인 고객은 101만2368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84만9516명) 대비 19.2% 늘었습니다. 월간 외국인 면세점 이용객이 100만명을 돌파한 것은 155만명에 달했던 지난 2020년 1월 이후 처음입니다. 
 
주요 업체들의 실적 개선세도 두드러지는데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호텔신라 면세(TR)부문의 매출은 8496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늘었습니다. 또 영업손실은 104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113억원 손실) 대비 개선됐습니다. 또 3분기 신세계디에프 매출은 5388억원으로 1년 새 14.2%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56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 폭이 106억원 감소했는데요. 
 
이처럼 면세업계의 점진적 회복에는 유커의 귀환이 주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 9월 말부터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최대 15일간 우리나라 전역을 비자 없이 여행할 수 있는데요. 비록 이번 조치는 내년 6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됨에도 불구하고, 유커 의존도가 높은 면세업계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는 분석입니다.
 
중국 관광객 이외에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K-팝', 'K-푸드'. 'K-뷰티' 등 콘텐트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의 방한이 증가한 점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APEC 행사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K-콘텐츠 열풍이 맞물리면서 육안으로도 면세점에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면면이 굉장히 다양해졌다"며 "관광객 포트폴리오 다변화라는 숙제를 늘 안고 있는데, 이번 시기가 이에 대한 해법 마련의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단 전반적으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비례해 면세업계의 각종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는 점은 대단히 고무적"이라면서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시기만큼 완벽한 정상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업계가 조금 더 획기적인 킬러 콘텐츠 도입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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