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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젠큐릭스(229000)가 2년 전 발행한 2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의 조기상환 지급일이 다음달 도래하며, 추가적인 유동성 악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풋옵션 행사 가능성을 차치하더라도 이미 젠큐릭스는 현금성자산을 훨씬 웃도는 규모의 차입금을 보유한 채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이에 회사는 자구책으로 보유 자산의 처분에 나섰으며, 추가적인 자금조달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젠큐릭스)
20억원 규모 CB 풋옵션 행사 가능 시점 임박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젠큐릭스는 지난 2023년 12월 6회차 무기명식 무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사채의 권면 총액은 20억원이며, 발행대상은
에이비온(203400)이었다. 당시 조달 자금은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사용됐으며, 젠큐릭스가 에이비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사채만기일은 2028년 12월27일이며, 해당 CB 발행 결정 공시상에는 발행일로부터 2년 경과한 날부터 사채권자가 사채 원금에 해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만기전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며 풋옵션에 관한 사항이 기재됐다. 즉, 다음달부터 풋옵션 행사가 가능한 것이다.
젠큐릭스의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6회차 CB의 전환가액은 5544원이다. 전날 기준 회사의 주가는 1506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전환가액을 하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풋옵션 행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유동성 악화를 겪고 있는 젠큐릭스의 입장에서는 20억원 규모의 사채 상환이 현실화 될 경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회사의 유동비율은 지난 2022년 30.97%에서 2023년 87.11%로 개선됐으나, 지난해 다시 68.07%로 악화, 올해 반기말 기준 55%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젠큐릭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양사가 서로 전략적인 사업 제휴의 목적이 강했기 때문에 풋옵션보다는 보통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얘기가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보유현금 25배 달하는 차입금…자산 처분과 자금조달로 유동성 확보 추진
풋옵션 현실화 여부를 차치하더라도 젠큐릭스의 올해 반기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억원에 불과한 상태다. 반면 같은 시점 유동부채로 분류되는 차입금 규모만 76억원에 달한다. 또한 비유동으로 분류되는 장기차입금은 11억원이며, 2년 내 만기가 도래한다.
아직까지 영업적자를 유지하고 있는 젠큐릭스는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지속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자체 현금창출은 불가능하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37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29억원, 당기순이익은 -35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사측은 보유 금융자산 처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총 30억원의 현금 유입이 발생했는데,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 13억원과 기타포괄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 5억원에 대한 처분이 이뤄졌다.
여기에 더해 올해 6월 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해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서도 2억원의 현금 유입이 이뤄졌으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유출 규모를 감당하지 못했고, 4억원의 현금및현금성자산 순감소가 발생했다.
반기 말 기준 재무상태표상 남아있는 금융자산 목록은 유동자산으로 분류되는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11억원, 비유동자산으로 분류되는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2억원,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26억원 등이다. 총 37억원 규모인데, 이들 자산 전액에 대한 처분이 이뤄진다 해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여전히 당장 1년 내 상환해야 할 차입금 규모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차입금의 경우 만기 연장에 문제가 없으며, 내년 초까지 사용할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추가적인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입금에 대해서는 회사의 부동산 등이 담보로 제공돼 있으며, 대표이사로부터 지급보증을 제공받고 있다.
젠큐릭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시설자금대출 차입금이며, 최근에도 대출 연장을 했고, 당장 운영자금에서 빠져나가는 돈은 아니다"라며 "자구책으로 보유 자산들을 일부 매각했고, 9월까지도 진행했다. 매출이 배 이상씩 성장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어느 정도 자립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내년 1분기까지는 운영자금이 추가적으로 필요해서 자금조달을 하고 있다. SI(전략적투자자)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 논의를 구체적으로 해서 지금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