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장 경영’…수장도 현장형 리더로 채운다

베이징현대, 리펑강 총경리 임명
‘현장에 답 있다’ 철학 지속 강조

입력 : 2025-11-11 오후 3:11:12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현장 경영’ 철학이 인사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주요 해외법인 수장에 현지 시장을 잘 아는 현장형 리더들을 잇따라 선임하고 있습니다. 각 시장을 가장 잘 아는 현지 전문가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라는 판단으로 풀이됩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인도 뭄바이 인도증권거래소(NSE)에서 현대차 인도법인 증권 상장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 김언수 부사장, 장재훈 사장, 인도증권거래소(NSE) 아쉬쉬 차우한 최고운영자,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 현대차 인도권역 타룬 가르그 최고운영책임자. (사진= 현대차그룹)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베이징현대(BHMC)의 최고경영자(CEO) 격인 총경리 자리에 리펑강 전 FAW-아우디 부총경리를 영입했습니다. 현대차가 2002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현지인을 최고책임자로 앉힌 것입니다. 
 
리펑강 총경리는 1981년생으로 22년간 FAW-폭스바겐에서 판매사업부 전략·운영관리, 네트워크·교육 등 핵심 요직을 거쳤습니다. 베이징현대는 2016년 판매량 100만대를 넘겼지만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급격히 하락해 지난해 16만9765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올해 9월까지 14만1427대를 판매하며 반등 중입니다. 
 
현대차는 지난달 인도법인 수장에 타룬 가르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CEO로 승진 발령하면서도 인도에서도 현장형 리더를 CEO 자리에 앉힌 바 있습니다. 1996년 인도 진출 이후 29년 만에 처음으로 현지인을 CEO로 선임한 것입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인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기업공개)를 주도했습니다. 
 
정 회장은 2020년 회장 취임 이후 ‘현장에 답이 있다’는 철학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습니다. 정 회장은 생산 현장은 물론 판매 현장까지 직접 방문해 직원들과 소통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경영에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 신년회에서 그는 “국적, 성별, 학력, 연차와 관계없이 오로지 실력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호세 무뇨스를 현대차 사상 첫 외국인 CEO로 선임했습니다. 무뇨스 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데 기여했고, 이민자 단속 등 여러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이러한 인사 전략은 본사에서 파견된 인력이 아닌 현지에서 성장한 인재를 수장으로 앉히는 것입니다. 이는 현장의 자율성을 높이고 의사결정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특히 현지인 수장은 해당 시장의 문화와 소비자 선호, 규제 환경을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있어 본사의 승인을 기다리지 않고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각 국가마다 필요한 포트폴리오가 있다”면서 “시장에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수장이 해당 시장을 더 잘 이해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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