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케이조선 인수로 '마스가 바람' 타나

TRG와 예비 인수의향서 제출
케이조선, 군함 건조·미 부대 인접
"대규모 투자 여력은 변수"

입력 : 2025-11-14 오후 5:27:36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태광그룹이 미국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내 중견 조선업체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전했습니다.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로 조선업이 다시 주목받는 가운데, 태광그룹이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 것으로 해석됩니다. 최근 태광산업이 연이어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케이조선 인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태광산업 본사. (사진제공=태광그룹)
 
태광그룹은 14일 공시를 통해 TPG와 함께 지난 12일 예비 인수의향서(LOI)를 공동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매각 대상은 연합자산관리(유암코)·KHI 컨소시엄이 보유한 케이조선 지분 99.58%와 회사채 등입니다. 인수 가격은 최소 5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태광그룹을 포함해 케이조선 인수에 뛰어든 곳은 총 3곳으로 알려졌습니다. 태광 관계자는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검토 중이며, 단순 지분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투자는 ‘마스가 프로젝트’로 주목받는 조선업과 연계된 움직임으로 분석됩니다. 케이조선은 마스가 프로젝트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으로 꼽힙니다. 경남 진해조선소 인근에는 주한 미해군함대지원부대(CFAC)가 위치해 있으며, 회사는 과거 군함 건조 경험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태광그룹이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해 최근 잇따라 인수에 나서면서, 자금 여력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태광은 주력인 석유화학과 섬유 업황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미래 생존을 위해 1조5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회사는 지난달 애경산업 인수계약을 체결해 내년 2월까지 약 4465억원의 잔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코트야드메리어트 남대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도 추진 중입니다. 두 곳 몸값만 1조2000억 규모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케이조선 인수 가격까지 더하면 2조2000억~2조7000억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이로 인해 참여를 선언한 모든 인수 계획이 실제로 실행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회사의 올 상반기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은 2조1718억원 수준입니다. 여기에 석유화학·섬유 업황 악화에 대비해 예비운영자금 5600억원은 의무 보유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불어 지난 13일 국세청이 태광산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는데, 해당 조사에서 세금이 추징될 경우 유동성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조선업은 친환경·특수선 중심으로 구조적 반등이 이뤄지고 있어 케이조선의 가치가 재평가되는 구간에 들어섰다”며 “태광그룹이 인수를 확정할 경우 중견 조선사 재편과 한·미 조선 협력 확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대규모 투자 여력은 최종 변수다”라고 말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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