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에 주담대 금리 상단 6%대 '꽁꽁'

입력 : 2025-11-27 오후 3:18:25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네 번 연속 동결하며 사실상 금리 인하 종료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향후 은행 대출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주요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등 금리 상단을 6%대까지 상향 조정했습니다. 
 
은행 주담대 금리 2년 새 최고점
 
(그래픽=뉴스토마토)
 
한은은 이날 올해 마지막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0% 수준으로 동결했습니다.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집값 오름세나 가계대출 증가세가 뚜렷하게 꺾였는지 확인할 시간이 더 필요하고, 1470원을 넘어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도 금리 인하에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한은이 금리 동결 주요 사유로 꼽은 수도권 집값 상승은 은행 주담대 금리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습니다. 주담대 금리는 최근 2년 새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주담대 변동금리는 이달 12일 기준 연 3.63~6.43%로 상단 6%대를 2년 만에 돌파했습니다. 지난 8월 말 3.66~5.50%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단이 0.9%p 이상 상승한 수치입니다.
 
주담대 고정금리도 이미 최고금리 연 6%대를 넘어선 뒤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고정금리가 6%대까지 올라간 건 약 2년 만인입니다. 
 
5대 은행 주담대 변동금리는 지난 26일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기준 농협은행이 3.63~6.18%로 상단 금리가 가장 높았습니다. 타 은행들도 대부분 금리 상단 5%대를 기록했습니다. 국민은행이 3.93~5.33%, 우리은행이 3.82~5.02%로 뒤를 이었으며 금융채 6개월 기준으로 주담대 금리를 책정하는 신한은행은 3.84%~5.25%, 하나은행 4.08~5.28%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담대 고정금리는 금융채 5년 주기형 상단 기준으로 농협은행이 3.78~6.08%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KB국민은행 4.15~5.55%. 신한은행 3.99%~5.40%, 우리은행은 4.00~5.20%, 하나은행 4.08~5.28%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올린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영향입니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총량을 줄이는 등 압박하자 은행권은 금리를 인위적으로 손대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자체는 2.50%가 유지되고 있지만, 가산금리는 높이고 우대금리는 축소해 최종 금리를 유지하거나 높이는 상황입니다. 시장금리가 오른 영향도 없지 않지만, 시장금리가 하락할 때도 주담대 금리는 역행해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도 발현된 바 있습니다. 
  
내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글쎄
 
향후 한은 금통위가 추가로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을 이어갈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날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성장·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시기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금통위가 계속해서 유지해왔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단호한 표현에서 변화한 모습입니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통화 완화 정책을 시작한 뒤 지난달까지 의결문에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 나가되 대내외 정책 여건 변화와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는 문구를 계속해서 강조해왔습니다. 이날 의결문에서는 그동안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바꿔 '가능성'으로 표현하고 추가 인하 시기를 '여부'로 대체한 것입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향후 경로에 상·하방 위험 요인이 모두 잠재해 있는 상황이고 부동산시장의 높은 가격상승 기대, 환율 변동성 확대 등 금융 안정 리스크가 여전하며 물가상승률도 다소 높아진 점을 고려할 때 당분간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과 동결을 이어갈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추가 인하 여부와 시기는 앞으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토대로 성장과 물가 흐름, 금융 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부연했습니다.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네 번 연속 동결한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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