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기호 선임기자]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HBM의 아버지’ 김정호 KAIST 교수가 1일 뉴스토마토 <이광재의 끝내주는 경제>에서 최근 명문대에서 벌어진 AI(인공지능) 부정 시험과 관련해서 “교육 현장의 모순이 드러났다”며 “AI를 계산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시험 제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전 지사는 “공과대학에서 계산기를 갖고 시험을 보고, 오픈북테스트(open book exam)를 하더라도 다 시험을 잘 보는 게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하고, “질문하는 인간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가 핵심”이며 “‘왜(Why)’라는 끝없는 질문 속에서 미래가 창조된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도 “과거 주판을 가르쳤으나 현재 주판을 잘 쓰는 게 중요하냐”며 반문하고, “핸드폰에 숫자로 존재하는 화폐를 세도록 하는 시험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암기로는 AI를 절대 이길 수 없고, AI에 종속되는 노예를 키우는 교육”이라며 “AI 수업에서 AI를 쓰게 하고, AI 시험에서는 AI를 쓰지 못하게 하는 모순덩어리는 언젠가 폭발할 것”이라고 말하고, “AI를 주도할 수 있는 창의력, 종합력, 판단력을 키워야 한다”며 “암기력과 계산력은 아무 곳에도 쓸데없는 날이 올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제미나이(Gemini) 효과’와 관련해서는 “AI 발달 단계 중 멀티모달 생성지능(Multimodal Generative AI) 과정에서 실력을 보여준 것”이라며 △글뿐 아니라 그림, 영화, 음악을 활용하고, 논리적이고 복잡한 도면을 소화하고 △엔비디아, 오픈AI가 떠받쳐온 AI 시장을 다각화했으며 △버블론 우려를 당분간 불식시킨 점 등을 3가지 특징으로 꼽았습니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이승원 평론가가 김정호 KAIST 교수에게 AI 산업의 전망에 대해 묻고 있다. (사진 = 뉴스토마토)
2026년 AI 산업 전망을 묻는 질문에 김 교수는 △판별형 인공지능 △생성형 인공지능 △멀티모달 생성형 인공지능 △에이전틱 인공지능 △피지컬 인공지능으로 이어지는 AI의 발전 단계를 소개하고,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계획하고 외부 도구와 연동해 다단계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부터 수익이 창출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뉴스, 쇼핑, 여행, 교육, 의료 분야에서 수익을 창출하려면 디지털 플랫폼이 필요한데 엔비디아나 오픈AI의 생태계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며 “그런 점에서 구글이 유리하고, 애플도 디지털 플랫폼과 스마트폰을 갖추고 있다”고 밝히고, “2026년은 생태계 중심으로 갈 것”이라며 “2026년과 27년에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위험(버블론)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GPGPU(General-Purpose computing on Graphics Processing Units)를 설명하면서 “소형화, 경량화, 간단한 계산에 쓰이는 NPU(신경망 처리장치)를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에 집어넣는 게 내 꿈”이라며 “간단한 계산(workload)은 인공지능 1층에서 할 수 있다”고 말하고, “퓨리오사나 리벨리온 국내 모델도 새로운 비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기호 선임기자 actsky@etomato.com